14일 오전 세 발의 총성이 옅은 해무에 감싸인 인천 연안부두 창공을 갈랐다. 불법조업 중국 어선 단속 중 순직한 고(故) 이청호(41) 경사의 유가족들은 오열했고, 동료 해경들의 굳은 얼굴도 눈물에 젖어 들었다. 죽는 순간까지 우리 바다를 지키려 했던 바다 사나이 이 경사는 그토록 사랑했던 바다에서 영원한 이별을 고했다.
영결식은 이날 오전 10시 인천해경 전용부두에서 유족과 동료경찰관 등 1,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해양경찰장으로 엄수됐다. 모강인 해경청장은 영정 앞에 1계급 특진 임명장과 대통령 명의의 옥조근정훈장을 추서했다. 모 청장은 조사에서 “당신은 ‘불이익은 참아도 불의는 못 참는다’면서 해양주권을 위협하는 불법행위를 용납하지 않았다”며 “좀 더 많이 칭찬하고 격려하지 못한 것이 이렇게 후회스러울 수 없다”고 애도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최동해 청와대 치안비서관이 대독한 서한문에서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근본적인 대책을 세우겠다"고 다짐했다.
이 경사와 함께 3005함에서 마지막까지 근무한 장성원 순경은 고별사에서 "이제 보낼 수 밖에 없지만 당신이 이룬 업적은 해양경찰사에 영원할 것"이라고 울먹였다.
참석자들은 눈가를 훔쳤고 고개를 들지 못한 채 흐느끼던 이 경사 부인 윤경미씨는 목놓아 통곡했다. 이 경사의 삼 남매 중 장녀인 지연(14)양은 운구차에 매달리며 “아빠 가지마, 이대로 못 보내”라며 울부짖어 참석자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영결식은 1시간 가량 진행됐지만 중국 대사관 관계자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이 경사의 시신은 이날 오후 인천 부평구 시립 승화원에서 화장된 뒤 대전국립현충원에 임시 안장됐다. 묘역이 정해지는 데로 정식 안장될 예정이다.
한편, 이 경사 살해 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된 중국 어선 루원위호 선장 청따웨이(42)씨 및 선원 8명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15일 오후 인천지법에서 열린다. 해경은 16일 현장 검증을 실시한다.
인천=김창훈기자 chkim@hk.co.kr
김현빈기자 hb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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