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문화회관과 LIG아트홀의 송년 무대는 개성 넘치는 무용으로 빛난다. 우리 춤의 창조적 역량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시무용단의 중견작가전 'Now, Movement'는 세 사람의 중견 안무가를 초청해서 마련한 3인 3색 무대다.
정혜진의 '가문 Ⅱ'는 여인 수난사를 전형적으로 그린다. 자신의 존재를 잃어가면서까지 족보를 이으려는 시할머니의 현실이 젊은 새색시에게까지 이어지고 있음을 말한다. 한의 정서로 관통해 낸 여인들의 이야기다.
장해숙의 '화첩기향 Ⅱ_ 곡신(谷神) 에서 몸을 풀다'는 노자의 무위자연을 시각화한 화가 오수환의 연작 '곡신'을 무용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그림을 소재로 했다는 점에서 올해 국립극장이 제작해서 선보인 가무악극 '화선 김홍도'와 유사하지만 언어를 배제해 이미지에 좀더 무게를 실었다.
양대승의 'Old & New'는 역사에 비추어 오늘을 반성한다. 후손들에게 경고의 메시지를 던지는 600년 전 편지가 발견된다는 설정 아래 향락에 탐닉하는 우리 시대를 그려 보인다. 현실 속에서 그러나 인간들은 희망의 싹을 심으려 한다.
15, 16일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02)399-1766
LIG아트홀은 정형성ㆍ대중성 앞에 실험성을 항상 앞세워 온 공연장이다. '젊은 예술인 지원 프로젝트'와 '레지던스 아티스트 프로그램'은 연출가 강화정, 작곡가 장영규 등 상상력 넘치는 신진 예술인들에게 한 줄기 샘물 역할을 하고 있다.
이 극장이 연말 무대로 준비한 것은 밝넝쿨의 신작 '춤ㆍ신 프로젝트'다. LIG아트홀의 레지던스 아티스트 1기(2010년)인 그는 자유로운 몸과 춤의 정신을 지향하며 새로운 댄스 작업의 방향을 제시해온 안무가다.
'춤에 접신(接神)하다'와 '춤의 신', 두 의미를 포개 놓은 이번 무대는 10대부터 50대까지 무용가 7명이 함께하는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밝넝쿨 외에 창무회 예술감독 김선미, 남영호무용단 안무가 남영호, 11댄스프로젝트 대표 송주원, 류장현과친구들 리더 류장현, 오!마이라이프무브먼트씨어터 대표 정이수, 한림연예예술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심재호가 출연한다. 이들은 대중음악에 춤을 실어 각자의 댄스 라이프를 무대 위에 펼친다.
16, 17일 LIG아트홀. (02)6900-3912
장병욱 선임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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