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철강왕'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이 13일 타계했다. 향년 84세.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은 박 명예회장이 급성 폐손상으로 이날 오후 5시20분 사망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2002년 흉막 섬유종으로 종양제거수술을 받았던 그는 지난달 초부터 폐 질환이 악화돼 입원 치료를 받아왔다.
고인은 1927년 경남 양산에서 태어나 남조선경비사관학교(육사전신 6기)를 거쳐 5ㆍ16 이후 박정희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 비서실장으로 발탁됐다. 1968년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종합일관제철소를 지으라는 임무를 받고 포항제철 사장에 취임, 강력한 리더십으로 '제철보국(製鐵報國ㆍ철을 만들어 나라에 보답한다)'을 강조하며 불모지 땅에 용광로를 건설해 오늘날 세계적 철강기업이 된 포스코의 초석을 닦았다. 포스코 관계자는 "산업으로 쌀로 불리는 철강산업의 기반을 구축한 고인은 사실상 우리나라 산업화의 일등공신이라고 해도 지나침이 없다"고 말했다.
1980년 신군부 출범 이후 민정당 국회의원으로 정계 진출한 그는 김영삼 정부와 갈등으로 일본으로 장기외유를 떠나기도 했지만 이후 자민련에 합류, 김대중 정부에선 국무총리를 지내기도 했다.
고인이 10년전 수술을 받았던 흉막섬유종은 석면이 주된 원인이며 장기간 잠복기간을 거쳐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고인의 폐에선 석면과 모래성분이 다량 검출된 것으로 전해졌다. 때문에 과거 제철소 건설현장을 진두 지휘했던 것이 폐손상을 가져왔고 결국 사망원인이 됐을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빈소는 신촌 세브란스병원에 마련됐으며 국립현충원에 안장될 예정이다. 유족으로는 부인 장옥자(80) 여사와 1남4녀가 있다.
유인호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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