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매일 관심을 갖고 들여다보는 곳이 있다. 에너지절약 SNS포럼(facebook/groups/powersave)과 절전사이트(www.powersave.or.kr)가 그 곳이다.
언론, 공공기관, 기업 등 사회 각계각층에서 활동하는 저명인사들이 작금의 에너지 위기 상황에 대한 인식을 같이 하고 절전에 동참하기 위해 만든 모임이라는 것이 더 흥미롭고, 에너지 수급 안정을 담당하고 있는 실무책임자로서 느끼는 바가 크다.
이처럼 SNS에서 자발적인 에너지절약의 목소리가 울려나오게 된 것은 그만큼 올 겨울 전력위기가 심각할 것이라는 예상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의 1인당 전력소비량을 100으로 봤을 때 일본 89, 영국 63, 프랑스 85,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91 등으로 주요 선진국에 비해 높다. 2005~2010년까지의 전력소비 증가율도 30.6%로, 1.9% 포인트 감소한 일본, 5.1% 감소한 영국, 1.7% 증가한 미국 등에 비해 증가 속도가 너무 빠를 뿐만 아니라 OECD 내에서도 최고 수준이다.
연중 에너지소비량도 문제지만 이번 겨울이 특히 문제이다. 지난해 1월 동계 전력피크가 하계를 처음으로 앞지른 이후 매년 같은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유독 긴 추위 탓도 있지만, 상대적으로 저렴한 전기요금 덕에 전기난방기기 보급이 크게 늘어난 게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9ㆍ15 정전사태로 한차례 홍역을 치렀으나, 연평균 5.7%씩 증가하는 전력수요와 당분간 제한된 공급능력을 감안할 때 올 겨울 전력부족 사태 방지를 위해선 그야말로 특단의 에너지절약 대책이 절실한 상황이다.
정부의 경우 5일부터 내년 2월29일까지 산업체 등 대규모 전력사용자에 대해 10% 절전의무를 부과하고, 실내 난방온도를 20도 이하로 제한하며, 야간 네온사인 조명 사용을 제한하는 등 강도 높은 에너지사용 제한 규제를 실시한다. 이런 조치를 취하면서 마음이 편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런 정부의 대책에 발맞춰 경제계에서도 자발적인 절전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경제4단체 및 에너지다소비 업종별 협회가 한자리에 모여 '범경제계 절전 실천 사회적 협약식'을 체결했고 에너지절약 대책본부 설립 및 자발적 절전 이행을 약속했다.
정부의 대책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한데, 그것은 산업계, 시민 등 사회구성원 모두의 동참이다.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몇 가지 요령만 지키더라도 국가 전체적인 파급 효과는 상당하다. 내복을 입으면 체감온도가 3도 높아져 그만큼 적정 난방온도(18~20도) 유지에 도움이 되며, 약 1조8,000억원의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전력피크 시간대인 오전 10~12시, 오후 5~7시 사이에 불요불급한 전기 사용을 자제하는 것도 중요하다. 가정에서 주로 쓰는 선풍기형 히터의 경우 일반 선풍기 16대의 전력을 소모한다고 하니, 작은 고추가 무섭게 매운 격이다. 사용하지 않는 전자제품의 플러그를 뽑고 불필요한 조명을 끄는 등 주위에서 낭비되는 전기를 되돌아보고 몸소 절약을 실천할 때이다.
작년 한 해 전 국민의 뜨거운 사랑을 받은 한 드라마에서 남자 주인공이 유행시킨 "장인이 한땀 한땀 정성을 들여 만든~" 이라는 대사가 있다. 그만큼 정성과 열의를 쏟은 결과물이라는 얘기일 것이다. 에너지절약도 마찬가지다. 정부, 기업, 국민들이 한땀 한땀 노력을 모을 때 올 겨울 전력위기도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정재훈 지식경제부 에너지자원실장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