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랭크 램퍼드(33ㆍ첼시)는 최근 '지는 별'이라는 비아냥을 들어야 했다.
들쭉날쭉한 경기력이 문제였다. 여기에 미드필더 하미레스(24)의 기량이 성장했고, 하울 메이렐레스(28)가 팀에 가세하며 입지마저 줄어들었다. 램퍼드는 올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컵대회를 포함해 총 16경기에 나섰지만 교체 출전이 4차례나 됐다. 지난 4시즌 동안 그는 174경기를 뛰며 교체 출전 횟수가 6차례에 불과했다. 그는 맨체스터 시티와의 빅매치에서도 교체로 투입됐지만 결승골을 터트리며 경질설에 시달린 안드레 비야스 보아스(34) 감독을 웃게 만들었다.
램퍼드는 13일(한국시간) 런던 스탬퍼드브리지에서 열린 맨시티와 EPL 15라운드 경기에서도 후반 28분에 교체 투입됐다. 뛰는 시간은 짧았지만 그가 왜 첼시의 '심장'인지 증명해 보였다. 램퍼드는 1-1로 팽팽하게 맞선 후반 37분 페널티킥 상황에서 키커로 나서 침착하게 골문을 갈랐다. 첼시는 램퍼드의 결승골에 힘입어 2-1 승리를 거뒀다.
램퍼드의 득점은 '천재 사령탑'으로 주목 받고 있는 비야스 보아스 감독을 살렸다. 첼시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독주 제동을 위해 야심 차게 영입했던 비야스 보아스 감독은 리그 초반 부진한 성적으로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리그에서 팀내 두 번째로 많은 6골을 터트리고 있는 램퍼드의 활약으로 비야스 보아스 감독은 경질설에서 벗어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승점 28로 5위에 머물던 첼시는 3위(10승1무4패ㆍ승점 31)로 올라섰다. 첼시는 지난 7일 2011~12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진출에도 성공하는 등 완연한 상승세에 접어들었다.
첼시가 맨시티전 승리로 지긋지긋한 '강팀 징크스'를 떨쳐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올 시즌 첼시는 강팀에 유독 약했다. 맨유에 당한 1-2 패배를 시작으로 아스널 3-5(10월29일), 리버풀에 1-2(11월21일)로 내리 졌다. 램퍼드의 천금 같은 결승골은 '이적 루머'도 가라앉혔다. 비야스 보아스 감독 체제 아래 출전 기회가 줄어든 램퍼드에 대해 이적설이 줄곧 제기된 바 있다. 램퍼드는 "강팀과 맞붙을 때면 반드시 승리하고 싶어진다. 승점 차를 줄이기 위해 반드시 승리가 필요한 경기였는데 잘 마무리 했다"며 "아직 팀에 기여할 부분이 많이 있다. 첼시에 오래 남아 최고의 기량을 유지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반면 맨시티는 14경기 동안 이어졌던 무패행진(12승2무ㆍ승점 38)을 마감하며 시즌 첫 패를 안았다. 이로 인해 2위 맨유에 승점 2점 차로 쫓기게 됐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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