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어민이 불법 조업 도중 한국 해경 특공대원을 살해한 사건과 관련해 중국 네티즌과 언론이 엇갈리는 반응을 보였다.
중국의 대표 포털사이트 QQ닷컴이 실시한 긴급 온라인 설문 조사에서 '이번 사건의 주된 책임이 누구에게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13일 오후 4시(현지시간) 현재 응답자의 64%인 2만7,798명이 중국 어민을 꼽았고 36%인 1만6,103명은 한국 경찰이라도 대답했다. 설문 조사를 시작할 때만 해도 한국 경찰의 잘못이라는 대답이 많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중국 어민의 잘못이라는 대답이 늘어난 것인데, 이는 네티즌들이 이번 사건을 차분하게 판단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러나 과격한 민족주의 성향을 보이는, 공산당 기관지 런민르바오(人民日報)의 자매지 환츠스바오(環球時報)는 이날 사설에서 "한국이 일방적인 소식을 발표했을 뿐 사건의 진상을 밝힐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며 "이번 사건은 한국이 중국 어민의 불법 어로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면서 어민들의 폭력 대응 충동을 자극했기 때문"이라고 한국 측에 원인을 돌렸다. 이 신문은 또 왕린창(王林昌) 중국 아ㆍ태학회 한반도 연구위원의 기고문을 통해 "한국이 중국 어민을 엄벌하면 향후 더 격한 저항을 부를 것"이라며 "한국이든 중국이든 중국 어민의 불법조업에 대한 근본 대책을 세우지 않고 해당 관계자들을 엄벌하는 것은 지혜롭지 않다"고 경고했다.
이 신문은 "한국 주류 언론의 자극적인 보도 행태가 한중 양국간에 예측할 수 없는 충격을 가져올 수 있다"며 자사 인터넷사이트 환추왕(環球網)이 긴급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소개하기도 했다. 환추왕이 이번 사건과 관련한 한국 언론의 보도에 대한 네티즌 반응을 조사한 결과 80%가 '납득할 수 없을 만큼 일방적이고 자극적'이라고 답했고 20%가 '납득할 수 있을 정도'라고 응답했다. 환츠스바오를 제외한 언론들은 대부분 사실 보도를 하는데 그쳤다.
베이징=장학만특파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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