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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근의 길 위의 이야기] 겨울바다 진객 대구 구경하기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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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근의 길 위의 이야기] 겨울바다 진객 대구 구경하기가 어렵다

입력
2011.12.13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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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아직 대굿국 한 그릇 제대로 끓여 먹지 못했다. 대구가 나면 알이 가득 찬 대구 한 마리를 사다 손질을 해서 요즘 한참 제 맛이 나는 무를 빗어 넣고 맑게, 시원하게 끓여 먹었다. 알과 아가미는 젓갈로 담아 밑반찬으로 두고 먹었다. 대구 구경이 어렵다. 대구는 남쪽 바다의 겨울철 대표생선이다.

회귀성 바닷물고기인 대구는 유난히 차가운 바닷물을 좋아한다. 바다가 추워지면 진해만에 전국 최대 규모의 대구어장이 형성되어 왔다. 지구온난화 때문인지 바다 수온이 내려가지 않아 대구가 돌아오지 않는다고 한다. 진해수협에 근무하는 선배를 만나보니 지난해 대구 어획량에 비해 절반도 잡히지 않는다고 울상이다.

찾는 손이 많아 바다에서 올라오기가 무섭게 사라진다고 한다. 아직은 서민들의 밥상에는 오르기가 어렵다는 말이다. 실제로 어민들이 밤새 그물을 쳐도 몇 마리 올라오지 않는 현실이다. 이때쯤이면 마산 어시장이나 진해 용원바닷가에 가면 대구가 풍년이었는데. 지금보다 더 심한 대구 멸종기가 있었다.

금대구라 부르던 시절이었다. 1년에 대구 몇 마리 잡히지 않았다. 잡히는 족족 청와대 주방으로 올라간다는 이야기가 떠돌았다. 거제시가 대구 알을 수정, 방류하면서 다시 대구의 전성시대를 맞았는데 이젠 따뜻해지는 바닷물이 문제다. 지구가 뜨거워지고, 바닷물이 뜨거워진다면 대구는 다시 금대구의 자리로 돌아갈 것인데.

정일근 시인·경남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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