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 전 결혼과 동시에 직장을 그만뒀던 주부 A(44)씨는 올해 5월부터 한 중소기업에 출근하고 있다. 군인인 남편 월급만으론 커가는 세 자녀의 학비와 치솟는 물가를 감당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A씨는 “월 150만원 가량의 소득이 생겨 한 시름 놓았다”며 “체력이 허락될 때까지 맞벌이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A씨와 같이 40대 중반의 나이에 취업전선으로 뛰어드는 주부들이 크게 늘었다. 실제 배우자가 있는 40~50대 가구의 절반가량이 맞벌이를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13일 통계청이 처음 조사해 발표한 ‘2011년 맞벌이가구 및 경력단절 여성 통계’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배우자가 있는 1,162만가구 가운데 43.6%(507만가구)가 맞벌이였다. 이 중 44만가구(8.6%)는 부부가 떨어져 사는 주말부부로 나타났다.
가구주 연령이 40대인 맞벌이는 전체 343만가구 가운데 178만가구로 그 비율(52.1%)이 가장 높았고, 50대도 절반(49.7%)이나 됐다. 60세 이상(28.9%)과 15∼29세(39.2%)는 상대적으로 맞벌이 비율이 낮았다.
통계청 관계자는 “20~30대는 자녀가 어려 육아 부담이 큰 탓에 상대적으로 맞벌이가 어렵지만, 40~50대 여성은 자녀가 성장해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고 교육비ㆍ생활비 부담도 커져 맞벌이를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가족이 많을수록 맞벌이 비율도 증가했다. 2인 가구의 맞벌이 비율은 38.8%로 평균보다 낮았지만, 4인 가구는 47.0%, 5인 가구 49.2%, 6인 가구 54.3%로 늘어났다.
또 기혼 여성 5명 중 1명은 결혼과 임신ㆍ출산 등의 이유로 직장을 그만둔 것으로 조사됐다. 15∼54세 기혼여성 986만6,000명 가운데 결혼, 육아, 임신 및 출산 등의 사유로 직장을 그만둔 여성은 190만명(기혼여성의 19.3%)에 달했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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