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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공교육' 경기영어마을 존폐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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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공교육' 경기영어마을 존폐 위기

입력
2011.12.12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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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영어마을의 효시인 경기영어마을이 존폐 위기를 맞았다. 이미 경찰이 수사의 칼날을 겨눴고, 경기도에서 유일하게 남은 직영 파주캠프마저 민간 위탁에 넘겨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렇게 되면 획기적인 영어 공교육 모델로 출발한 경기영어마을은 사실상 사라지게 된다.

경기도북부청은 2008년 안산캠프와 양평캠프 운영을 민간기업에 맡긴 데 이어 최근 파주캠프도 민간에 위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11일 밝혔다. 민간 위탁은 의회 승인이 필요한 사안이라 도는 파주캠프 운영 방식 전환을 위해 현재 도의회와 협의를 벌이고 있다.

도가 파주캠프까지 민간위탁을 저울질하는 것은 매년 수십 억원의 예산을 쏟아 붓기가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 도는 파주캠프에 2008년 41억원, 2009년 63억원, 지난해에는 29억원의 적자를 보전해 줬다. 올해도 저소득층 무료사업 등을 위해 27억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여기에 지난달 말 나온 파주캠프 경영개선 용역 결과도 영향을 미쳤다. 올해 7월부터 용역을 수행한 한국생산성본부는 파주캠프 재정자립도가 개원 첫해 26%에서 지난해 73.9%까지 높아졌지만 공공성 유지를 위해 더는 자립도를 올릴 수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생산성본부는 파주캠프가 적극적인 민간위탁 방안을 마련하는 한편, 콘텐츠 업그레이드와 국내ㆍ외 마케팅 강화 등이 가능한 기관이 수탁업체로 선정돼야 한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파주캠프는 2006년 4월 파주시 탄현면 법흥리에 문을 연 국내 최대 규모의 영어마을이다. 과학극장, 방송 스튜디오, 어린이도서관, 테마전시 체험관, 우체국, 은행 등 공공ㆍ문화시설 등을 갖추고 있다. 건물 40여 동을 신축하는데 도 예산 850억원이 투입됐다.

개원 초기에는 인기를 끌어 "파주로 유학 간다"는 말까지 나왔지만 이후 전국에 공ㆍ사립 영어마을이 40여 개나 생기며 상황이 변했다.

도는 가장 먼저 세운 안산캠프가 적자행진을 이어가자 양평캠프와 함께 SDA삼육외국어학원 컨소시엄에 운영을 맡겼다. 파주캠프까지 민간위탁이 이뤄지면 도가 영어마을 건립 및 운영을 위해 2003년 4월 설립한 산하 공공기관인 (재)경기영어마을도 존립 의미가 사라진다.

도 관계자는 "운영 방식 전환을 검토 중이지만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며 "만약 민간위탁이 되더라도 공교육 기능은 유지하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파주경찰서는 업무추진비가 과도하게 집행된 정황을 포착해 지난달 말 파주캠프를 압수수색했다. 컴퓨터와 회계서류 등에 대한 분석이 끝나면 직원들도 소환 조사할 예정이다. 파주경찰서 관계자는 "압수자료 분석에 2주 정도의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앞서 검찰에서 수사하다 참고인 중지된 내용과는 다른 제보에 따라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김창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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