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이 제4이동통신사업 참여 계획을 철회했다.
현대그룹 계열사인 현대유엔아이는 제4이동통신사업의 기간 통신사업자 허가를 신청한 인터넷 스페이스타임(IST) 컨소시엄 참여를 철회키로 했다고 12일 밝혔다. 사모펀드 출자 방식으로 간접 참여하기로 했던 현대증권 역시 투자 계획을 취소했다.
현대그룹은 당초 IST의 초기자금 7,000억원 중 현대유엔아이가 350억원을 직접 투자하고 현대증권이 사모펀드에 출자하는 방식으로 모두 1,700억~1,800억원 가량을 조달할 계획이었다. 이럴 경우 현대그룹은 2,100억원을 투자한 중소기업들의 특수목적법인 'SB모바일'에 이어 IST의 2대 주주 지위를 차지할 수 있었다.
현대유엔아이 관계자는 "컨소시엄 내 복잡한 문제로 원만한 사업추진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판단돼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현대그룹 측도 "현대유엔아이뿐 아니라 현대증권도 제4이동통신에서 손을 떼기로 했다"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의 투자 철회 배경과 관련,"사업 준비 과정에서 사업 구상이나 경영권 문제 등으로 이견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현대그룹 측이 일방적으로 참여 철회를 발표해 당혹스럽다"며 "1,800여개의 중소기업이 참여해 있는 만큼 제4이통사 참여 계획은 변함이 없으며 추가 자금확보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현대의 철회 결정으로 IST가 사업 추진에 큰 어려움을 겪게 되면서 IST와 한국모바일인터넷(KMI) 컨소시엄 간의 제4이동통신사업 확보전이 전혀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IST의 주요 주주인 현대의 이탈에 따라 IST의 후보자격 여부에 대한 유권 해석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는"허가 신청서를 낸 이후부터 심사가 진행 중으로 볼 수 있어 주요 주주 변경을 할 수 없게 돼 있다"며 "현대그룹의 투자철회가 맞다면 법률자문을 받아 심사 지속 여부 등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유인호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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