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절한 팝 스타들이 음반으로 환생했다. 지난 7월 불과 28세의 나이에 세상을 등진 에이미 와인하우스의 유작 앨범 'Lioness: Hidden Treasure'와 마이클 잭슨의 음악을 '태양의 서커스' 사운드트랙으로 리믹스한 'Immortal'이 최근 잇따라 출시됐다.
와인하우스는 2003년 방년의 나이에 데뷔해 고작 두 장의 앨범을 발표하고 생을 마감했다. 사인은 알코올 중독. 갓 스물을 넘긴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리듬 앤 블루스(R&B), 솔, 재즈를 아우르는 원숙한 목소리를 지녔던 그는 한 편의 드라마 같은 삶을 살다 떠났다. 독특한 패션과 약물ㆍ알코올 중독, 폭행 등 기이한 삶으로 타블로이드를 장식하곤 했지만 음악만은 '천재'라는 말이 따라다닐 정도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그의 2집 'Back to Black'은 2008년 그래미상 5관왕의 수작이다.
와인하우스의 유작 앨범은 데뷔 전 녹음했던 곡부터 3집에 담으려고 만들어뒀던 곡까지 12곡의 '숨은 보물'을 담고 있다. 첫 곡 'Our Day Will Come'은 2002년 녹음돼 새 앨범에 실릴 예정이었던 곡이다. 퇴폐적이고 나른한 와인하우스의 목소리가 레게 리듬을 타고 고전적인 두왑(Doo-wop, 고전적인 R&B에 허밍 풍의 코러스가 곁들어진 장르)을 노래한다. 캐롤 킹 원곡의 'Will You Still Love Me Tomorrow'와 보사노바 명곡 'The Girl From Ipanema'는 와인하우스의 독창적인 해석 능력을 보여준다. 진한 파토스를 담은 마지막 곡 'A Song for You'는 검붉은 와인 한 잔을 부르는 멋진 에필로그다.
잭슨의 'Immortal'에는 신곡이 담기지 않았다. 서커스를 예술로 승화시켜 전 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태양의 서커스가 비틀스, 엘비스 프레슬리에 이어 지난 10월 첫 선을 보인 'Immortal'의 사운드트랙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잭슨의 열혈 팬이라면 'They Don't Care About Us'에 녹음됐다가 앨범에는 담기지 않았던 합창 파트, 잭슨5 시절 히트곡 'ABC'의 미발표 녹음만으로도 관심을 갖기에 충분할 듯하다.
6,000만 달러(약 690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공연을 위해 재조립된 잭슨의 명곡들은 훨씬 화려해졌다. 원곡의 곳곳에 효과음을 넣거나 서로 다른 두 곡을 결합시키는 방식 등을 사용해 신선한 맛을 더했다. 소년 마이클의 명곡 'I'll be There', 잭슨이 롤링 스톤스의 믹 재거와 함께 부른 'State of Shock'을 재치 있게 결합시킨 'Beat It' 등 20곡이 수록된 일반판과 'Remerber The Time' 등 7곡이 추가로 담긴 딜럭스 버전이 동시에 발매됐다. 잭슨의 앨범 제목처럼 좋은 음악은 불멸(Immortal)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앨범들이다.
고경석기자 kav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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