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석기ㆍ신석기 유물을 모은 국립중앙박물관 선사고대관이 확 달라졌다. 한달 간 문을 닫고 공사를 해서 새 단장한 모습으로 13일 재개관한다.
조도를 높여 전보다 훨씬 밝아진 전시장에 종전(400여점)의 2배가 넘는 약 1,000점을 전시했다. 전시 방식도 유물만 보여주던 데서 벗어나 각 유물이 나온 무덤, 주거지, 동굴 등 유적의 전모를 재현하고 영상과 그래픽을 많이 활용해 훨씬 입체적이다.
최근 발굴된 자료를 많이 포함시켜 선사문화의 다양성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한 것도 달라진 점이다. 구석기시대 주먹도끼는 50여점을 한자리에 모았다. 몇 개만 골라 따로 따로 전시하던 신석기시대 토기도 대표 유물인 빗살무늬토기 외에 번개무늬, 점줄무늬, 누름무늬, 항아리 모양, 굽다리 그릇 등 다양한 무늬와 형태를 볼 수 있게 한데 모았다.
높이가 3m나 되는 부산 동삼동의 신석기시대 조개무지를 재현하고, 부산 가덕도에서 나온 신석기 인골을 전시한 것도 흥미롭다. 가덕도 인골은 다리를 접은 채 팔을 X자로 가슴에 모으고 조개껍질 팔찌를 찼다.
이번에 재구성한 신석기실은 바다 자원을 적극 활용했던 어로 문화를 집중 조명하는 것이 특징이다. 고래잡이 증거로 꼽히는 작살 꽂힌 고래 뼈(부산 동삼동), 한반도에서 가장 오래 된 배와 노(창녕 비봉리)를 볼 수 있다.
구석기실에 전시된 철석영(장흥 신북 유적)과 흑연(남양주 호평 유적)은 유럽의 선사시대 동굴벽화에 흔히 쓰인 안료라는 점에서 한반도 구석기인들도 예술 활동을 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한국에는 아직 선사시대 벽화가 확인된 게 없다.
오미환기자 ohm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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