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공화당 대선 후보에 누가 지명되든 개의치 않는다"며 "대권주자들의 근본 철학이 동일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11일(현지시간) 방영된 CBS방송 인터뷰에서 "공화당 대선 후보 지명이 빠르게 결정될 것 같지 않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공화당 주자들이 다 똑같다는 취지의 발언이긴 하나 은연중 재선의 자신감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그는 대권주자 7명 가운데 지지율 1, 2위인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과,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 역시 "기본적인 믿음이 동일한 후보들"이라며, 신선하지 않은 정치 붙박이에 비유했다. 오바마는 깅리치를 "오랫동안 정치권 주변에 머물러 TV를 잘 알고 토론을 잘 하는 사람"으로, 롬니는 "스스로 정치에 뛰어나다는 것을 보여주고, 많은 경험을 쌓은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후보군 언급을 자제해온 오바마가 롬니를 더 높여 깅리치를 깎아 내린 것이다.
오바마는 "유권자들이 부자와 기업의 세금감면, 규제의 파괴를 내세운 공화당 의제를 성공 증표로 생각하고, 또 그리 설득된다면 (자신은)재선에 실패할 것"이라며 "하지만 유권자들이 그럴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소비자보호기구 신설을 스탈린 시대 산물로, 경제정책을 계급전쟁으로 비판하는 공화당을 향해선 "중산층을 일으켜 세워 '미국식 분배'를 회복시키려는 것"이라고 친서민 정책임을 강조했다.
그는 2차 대공황 위기의 모면, 자동차 산업 구조조정, 건강보험 개혁, 군대 동성애 문제 해결, 오사마 빈 라덴 제거 등을 업적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평가에 대해선 "나를 전능한 사람으로 보지 말고 대안으로 판단해달라"는 조 바이든 부통령의 말을 인용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처음으로 자신감을 내보인 것과 관련, AP통신은 8월 부채상한 협상 이후 민주당 평당원 사이에서 재선 낙관론이 확산되고 있다고 12일 전했다.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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