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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심복' 박배수가 받은 8억여원 종착지는/ 보좌관이 받기엔 거액…이상득에게도 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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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심복' 박배수가 받은 8억여원 종착지는/ 보좌관이 받기엔 거액…이상득에게도 갔나

입력
2011.12.11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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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득 한나라당 의원의 보좌관 박배수(46)씨가 10일 구속되면서 검찰 안팎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이 의원과 정치권으로 향하고 있다. 이국철(49ㆍ구속기소) SLS그룹 회장과 유동천(71ㆍ구속기소) 제일저축은행 회장이 의원 보좌관인 박씨에게 거액을 건넨 배경에는 정권 실세인 이 의원이 구명 로비를 해줄 것이란 기대감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기 때문이다.

박씨는 1996년 15대 국회 때부터 이 의원을 보좌관으로 보필한 핵심 측근이다. 국회에서 보좌관으로 일한 경력만 15년이고, 코오롱 대표이사 출신인 이 의원과 같은 코오롱 출신이라는 점까지 감안하면 두 사람의 인연은 훨씬 깊다. 박씨가 이 의원의 지역구 민원과 예산문제 등을 주로 담당해온 실세 보좌관인 점을 감안하면 각종 청탁을 많이 받았을 것이라는 점은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문제는 박씨가 받아 챙긴 금액이 보좌관이 수수한 금액치고는 지나치게 거액이라는 점이다. 이국철 회장과 그의 로비 창구로 지목된 대영로직스 대표 문모(42ㆍ구속기소)씨가 SLS그룹 수사 무마와 워크아웃 대상 제외 등 구명 로비 명목으로 박씨에게 건넨 금액은 7억원 안팎으로 알려져 있다. 박씨가 이 같은 거액을 순전히 개인 치부에 썼다기보다는 일부를 정치권 인사에게 전달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최대 관심사는 이 의원이 박씨로부터 구명 로비 내용을 보고받았는지, 나아가서는 금품을 수수했는지 여부다. 박씨는 이 회장과 문씨로부터 2009년 말부터 올해 초까지 지속적으로 금품을 받았다. 돈을 받은 기간이 짧지 않은 점에 비춰 박씨가 이 의원에게 이 회장 구명 로비 관련 내용을 보고했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 이 회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돈을 탈탈 털어 SD(이상득 의원 지칭) 쪽에 줬고 박 보좌관에게 주기도 했다"고 말했다. 만약 정치권 유입 사실이 확인될 경우 총선을 앞둔 여권에 엄청난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박씨는 유동천 제일저축은행 회장으로부터도 올해 초 1억5,000만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저축은행 퇴출 문제가 중요 현안이었던 만큼 박씨가 이 의원에게 유 회장의 입장을 전달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정치권의 관측이다. 이 의원이 보고를 받지 못했더라도 도덕적 책임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15년간 심복이나 다름없는 보좌관이 수억원의 거액을 받았는데도 이를 전혀 알아채지 못했다면 측근 관리를 소홀히 했다는 문제가 제기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검찰은 한편 박씨가 여직원 2명의 계좌를 통해 한 번에 500만~1,000만원씩 여러 차례 입ㆍ출금한 기록을 주목하고 있다. 검찰은 여직원들이 참고인 조사에서 "박씨가 시키는 대로 송금했을 뿐"이라고 진술한 점에 비춰, 박씨가 수상한 돈 거래 사실을 감추기 위해 이들의 계좌를 이용한 것이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이 돈이 의원실 유지 비용 등으로 사용됐을 수도 있지만, 의원실 직원들에게 나눠져 전달됐거나 이 회장의 민원을 해결해줄 만한 한나라당 관계자들에게 청탁과 함께 건네졌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강철원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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