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11일 단행한 청와대 참모진 개편은 여권의 쇄신 흐름 수용과 국정 표류를 방지하기 위한 조직의 조기 안정에 초점을 맞췄다고 볼 수 있다. 측근인 임태희 대통령실장을 '새 얼굴'인 하금열 SBS상임고문으로 교체한 것은 10∙26 서울시장 보선 패배로 나타난 민심을 수용하고 한나라당의 청와대 쇄신 요구를 수용해 '회전문 인사' 논란을 피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국회의원 시절 당시 SBS 정치부장이었던 하 실장과 처음 알게 돼 꾸준히 교류해 왔다. 두 사람은 모두 고려대 출신이라는 인연을 갖고 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하 신임 실장은 '적이 없다'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주변으로부터 신망이 높다"며 "오랜 기자 경험을 토대로 구축한 네트워크로 정치권은 물론 국민과의 소통을 위해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하 실장 임명은 최근 SBS 출신 최금락 홍보수석에 이은 것이어서 일각에선 "청와대인사가 특정 언론사에 너무 편중된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현재 청와대 수석급 이상에서 SBS 출신은 두 사람과 함께 김상협 녹색성장기획관 등 3명이다.
이번 개편에서 이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문제와 관련해 책임 논란이 제기된 김백준 총무기획관이 자리에서 물러난 것도 눈에 띈다. 김 기획관은 이 대통령의 고려대 상대 선배로 현대그룹 시절부터 이 대통령의 재산을 관리해온 최측근이다. 때문에 '영원한 집사' '금고지기'로 불리고, 이 대통령과 임기를 함께 할 '순장조 '로 꼽혀 왔다.
이 대통령은 이와 함께 내년 총선 출마를 위해 사퇴 의사를 밝힌 박형준 사회특보를 비롯해 김덕룡 국민통합, 이동관 언론, 유인촌 문화, 김영순 여성 특보 등 5명의 특보를 해촉했다.
청와대 측은 당초 국회 예산안 처리에 맞춰 이달 말로 예정됐던 대통령실장의 교체를 앞당긴 것에 대해 "청와대부터라도 조직을 조기에 안정시켜 국정 혼란 우려를 덜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같은 맥락에서 현재 공석 중인 특임장관과 교체 필요성이 있는 통상교섭본부장을 제외하고는 당분간 장관급 각료 교체를 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이번에 노연홍 고용복지수석비서관, 장다사로 총무기획관, 이동우 기획관리실장을기용한 것 외에도 총무기획관 산하에 신설되는 총무1비서관에 김오진(45) 총무비서관실 선임행정관, 총무2비서관에 제승완(40) 민정1비서실 선임행정관, 외신대변인에 이미연(43) 녹색성장위원회 국제협력국장을 각각 임명했다.
김동국기자 d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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