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앞으로 10년 동안 13조8,000억원을 철도에 투입, 열악한 철도 인프라를 대폭 확충한다는 내용의 철도기본계획을 수립했다. 도가 자체적으로 철도망 계획을 세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1일 이 기본계획에 따르면 도는 2020년까지 총 13조8,000억원을 투입, 현재 도내 506㎞ 수준인 철도 인프라를 2020년까지 1,336㎞로 확충하기로 했다.
세부적으로는 14개 광역철도, 8개 도시철도, 1개 고속철도, 14개 일반철도사업 등 37개 노선 사업을 추진하거나 계획ㆍ검토할 예정이다.
특히 신도시 광역교통개선대책의 일환으로 노선이 확정된 광명시흥선(광명사거리-광명역), 동탄 1ㆍ2호선(광교-오산, 병점-동탄2지구), 파주선(운정신도시-대화역) 등 4개 노선과, 수익성이 있다고 판단된 성남 2호선(판교-정자), 안산 1호선(안산-사리), 수원 1호선(수원역-장안구청) 등 3개 노선, 우선순위 선정기준 종합점수가 우수한 평택안성선(서정리역-안성터미널), 성남 1호선(판교역-성남산업단지), 용인선연장선(광교-구갈) 등 3개 노선은 역점사업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도가 이같이 초유의 철도계획을 수립한 것은 수도권 지역의 철도 인프라가 일본이나 영국, 프랑스 등 선진국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등 도내 철도복지가 매우 열악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2010년 말 현재 서울ㆍ경기ㆍ인천 지역의 철도 총 길이는 786㎞로 일본 프랑스 영국에 비해 턱 없이 부족하다. 특히 인구 100만명당 철도 인프라는 동경권의 3분의 1, 파리권의 5분의 1, 런던권에는 무려 6분의1 수준이다.
2006~2010년 교통기반시설에 투자한 액수도 도로는 2조1,488억원에 달하는 반면 철도는 4,907억원으로 도로의 19%에 불과했다. 수송 분담률(2010년 말 현재)도 철도는 8.9%였지만 승용차는 53%, 버스 31%로 큰 차이를 보였다.
에너지절감 및 경제효과도 감안했다. 승용차의 이산화탄소 배출량(100만명이 1㎞ 주행 시) 168.2톤, 버스는 47.6톤인데 반해 철도는 29.8톤으로 승용차의 17.7% 수준이다. 서상교 경기도 철도항만국장은 "서울-부산간 KTX 한 편에 승객 935명을 태울 수 있는데 이를 위해 사용되는 에너지와 비용은 전기료 108만원 정도"라며 "하지만 승용차를 이용하면 통행료와 유류비 등 2,100여만원이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재원 조달을 위해 도는 현 19% 수준인 철도 투자비율을 점차 높여 50%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또 충분한 수요가 예상되는 사업에 적극적으로 민자를 유치하고 역세권 개발 이익금 일부를 철도 투자 재원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무엇보다도 경기도에서 시행중인 광역철도사업 중 정부가 부담하는 사업비 분담률을 현재 60% 선에서 75%까지 상향조정한다는 계획이다.
김태정 도 철도과장은 "이번 기본계획대로라면 2020년까지 철도 인프라는 현재의 164%나 확충되고 철도수송 분담율은 현 8.9%에서 17.1%까지 올라갈 것"이라며 "또 경기-서울간 평균 철도이용 통행속도가 현행 70분에서 30분 이상 단축될 것"이라고 말했다.
도는 21일 기본계획을 최종 확정짓고 국토해양부에 승인 신청할 예정이다.
강주형기자 cub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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