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적응을 마친 '슈퍼 루키' 최진수(22ㆍ오리온스)의 비상이 눈부시다.
최진수는 개막 전 올 시즌 코트에 새 바람을 몰고 올 대형 신인으로 주목 받았다. 202cm, 93kg의 균형 잡힌 체격에 역대 최연소 농구 대표팀 선발(17세) 경력, 전미대학체육협회(NCAA) 1부리그인 메릴랜드대 유학 등 화려한 이력은 그에 대한 기대를 높이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자 최진수는 기대 만큼의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안양 KGC 인삼공사의 오세근(24ㆍ201cm), 서울 SK의 김선형(23ㆍ187cm)이 '슈퍼 루키'로 명성을 떨치며 집중 조명을 받아 최진수에 드리운 그늘은 더욱 짙어 보였다.
그러나 최진수는 최근 수직 상승 곡선을 긋고 있다. 양자 대결로 진행되는 듯 했던 신인왕 레이스에 새로운 경쟁자로 떠오르고 있다. 11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전주 KCC와 고양 오리온스의 2011~12 KB 국민카드 프로농구 정규리그 경기는 최진수를 위한 한판이었다.
내외곽을 가리지 않고 득점포를 터트리며 양팀 통틀어 최다인 28점을 올리며 리바운드 7개를 걷어냈다. 더욱이 블록슛을 4개, 스틸을 3개나 성공시키며 수비에서도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최진수는 프로농구 최장신 하승진(221cm)이 버티는 KCC 골 밑을 자신감 있게 돌파해 들어갔고 3점슛도 2방 터트리며 전천후 해결사의 솜씨를 과시했다.
오리온스는 최진수의 맹활약에 힘입어 KCC의 추격을 힘겹게 뿌리치고 85-84로 신승했다. 최진수는 경기 내내 자신감 넘치는 플레이를 펼쳤다. 디숀 심스(203cm)와 하승진을 상대로 '더블 클러치'를 성공시키는 장면은 최진수의 컨디션과 자신감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시키기에 충분했다.
전반전부터 잦은 실책으로 어렵게 경기를 풀어간 KCC는 81-84로 뒤진 4쿼터 종료 11.5초를 남기고 정선규의 3점포가 터지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하승진이 종료 2.6초를 남기고 골 밑으로 파고 들던 크리스 윌리엄스(19점)의 레이업 슛을 블로킹했지만 수비자 파울이 선언돼 역전 드라마 연출에 실패했다. 허재 KCC 감독은 정당한 블록슛에 파울을 선언했다고 이의를 제기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결국 윌리엄스가 자유투 1개를 성공시키며 승부는 마무리됐다.
한편 인천 전자랜드는 부산사직체육관에 열린 경기에서 문태종(22점)과 허버트 힐(17점)의 활약을 앞세워 부산 KT를 69-58로 꺾었다. KT는 찰스 로드(18점 17리바운드)가 분전했지만 조성민(8점) 등 '토종'들의 득점 부진으로 연승 행진이 3경기에서 제동이 걸렸다. 인삼공사는 서울 삼성을 91-63으로 대파했다. 삼성은 13연패에 빠졌다. 김승현(삼성)은 7점 3어시스트로 평범했다.
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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