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동자들의 임금상승률이 7년 만에 5%를 초과했지만 물가상승으로 실질임금 상승률은 1% 초반에 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11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11월말 기준 협약임금인상률은 5.2%로 집계됐다. 협약임금이란 임금교섭이 타결된 사업장의 임금으로 부정기적인 상여금ㆍ성과금 등 특별급여나 연장ㆍ야간ㆍ휴일수당 등 초과급여를 제외한 임금이다. 이는 지난해(4.8%)에 비해 0.4%포인트 높아진 것으로 협약임금 인상률이 5%를 넘어선 것은 2004년(5.2%) 이후 7년 만이다. 11월 현재 임금교섭 타결률은 81%에 달해 12월 협상 결과가 반영되더라도 연간 임금인상률은 이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그러나 올해 물가가 급등하면서 노동자가 체감할 수 있는 실질임금은 사실상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1~11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동기 대비 4.0% 올라, 실질임금은 1.2% 상승하는데 그쳤다. 2000년대 초부터 2~3%대를 유지하던 실질임금 상승률은 미국발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 0.2%로 떨어졌고 이듬해에는 마이너스 1.1%로 곤두박칠쳤다. 지난해 다소(1.8% 상승) 회복됐으나 올해는 가파른 물가상승의 여파로 다시 뒷걸음쳤다.
고용부가 집계하는 협약임금인상률은 상시근로자 100인 이상 사업장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 100인 이하 중소기업이나 영세사업장들은 대규모 사업장보다 임금을 올려줄 능력이 더 떨어진다. 100인 이하 기업에 고용된 노동자가 75%(2009년 기준)라는 점에서 대다수 노동자들은 임금보다 물가가 높이 뛰어 쓸 수 있는 돈이 전년보다 줄어들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왕구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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