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편성(종편)채널의 '박근혜 띄우기'가 주말 예능 프로그램의 풍자 대상으로 전락했다. 10일 오후 방송한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은 여장을 한 정준하가 나오는 화면에 '형광등 100개를 켜놓은 듯한 미모'라는 자막을 내보냈다. TV조선이 1일 개국 특집으로 방송한 '최ㆍ박의 시사토크 판'에서 '형광등 100개를 켜놓은 듯한 아우라'라는 자막으로 박 의원을 '칭송'한 것을 풍자한 것이다. 당시 방송에서 진행자는 "박 전 대표를 보면 형광등 빛이 난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형광등 100개쯤 켠 것 같다"고 말해 '박근혜 띄워주기가 도를 넘어섰다'는 빈축을 샀다.
MBC의 '형광등' 패러디는 이날 밤 11시 방송한 '세상을 바꾸는 퀴즈'에서도 이어졌다. 진행자 이휘재는 출연자 송채환의 고교 시절 미모를 설명하며 "학교에 오면 교문에 조명을 단 줄 알았을 정도로 광채가 났다"고 했고 제작진은 '형광등 101개 켜놓은 아우라'라는 자막과 전구 그래픽으로 표현했다.
MBC의 연이은 '형광등' 풍자에 일부 매체와 네티즌들은 '종편 채널을 겨냥한 게 아니냐'는 시선을 보내고 있지만 정작 제작진은 뜻밖이라는 반응이다. '무한도전'의 김태호 PD는 "단순한 패러디일 뿐 종편을 비판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종편의 편향적인 정치적 시각이 놀림감이 되고 있는 것으로 해석했다. 심재웅 숙명여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종편이 개국 첫날부터 정치색이 노골적으로 묻어나는 인터뷰를 내보내면서 부적절한 자막 처리를 한 것 자체가 놀림감이 됐다"고 풀이했다.
고경석기자 kav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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