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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칼럼] 끌어안아야 할 중국 유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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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칼럼] 끌어안아야 할 중국 유학생

입력
2011.12.11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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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한중 수교 20주년을 앞두고 베이징 등 중국 전역에서 다양한 민간 교류 행사가 잇따라 열리고 있다.

한국서 유학한 중국인이 보는 한국

7일 베이징에선 한중 언론인 포럼이 열렸고 12일 톈진에선 한중 신진학자 학술포럼이 개최된다. 한중 양국의 민간 교류는 두 나라의 성(도)ㆍ 시 관련기관들이 주관한 우호행사를 포함해 올해 150여 차례나 열렸다. 내년엔 더 다양한 종류의 행사가 더 많이 열리며 양국 정부가 주관하는 굵직한 수교 20주년 기념행사도 예정돼 있다. 그러나 한국에는 내년 4월 총선과 연말 대선이 있고 중국도 내년 10월 제18차 당 대회에서 권력이 이양되기 때문에 수교 20주년 행사에 대한 관심이 양국의 정치 이벤트에 눌릴 수 밖에 없다. 따라서 한중 양국 정부는 내년 상반기로 예정된 이명박 대통령의 중국 방문에 맞춰 기념 행사들을 집중 개최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이를 위해선 양국이 지난 20년 동안 이뤄낸 성과를 평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향후 20년을 내다보는 미래관계 발전 방식에 대한 연구와 그 구체적인 실천 및 상호 소통 방식을 고민하는 진지한 자세가 절실하다.

지난주 말 베이징에선 하나의 의미 있는 한중 교류 행사가 열렸다. 주중한국대사관이 10일 밤 한국에 유학했던 중국인 100여명을 대사관저로 초청해 간담회와 만찬을 갖고 노래자랑과 퀴즈대회 등을 통해 친목을 도모한 것이다.

수교 초창기 한국에 유학한 중국인 가운데 이미 중국으로 돌아와 학계, 언론계, 기업 등에서 활동하는 지한파 인사들이 늘고 있다. 서울대를 졸업한 중국인들은 베이징에서 정기 동문회를 열 만큼 활동이 활발하다. 경희대, 외대, 성균관대 출신의 모임은 물론 강원대와 충남대 등 지방대 출신의 동문 모임도 활발하다.

이날 모인 유학생 출신들은 수교 20년 만에 한국 대사관이 처음으로 초청한 행사에 감동한 듯 흥분한 표정을 지었다. 이들은 한국에서 대학을 다녔지만 졸업 후 중국으로 돌아오면서 한국과 인연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았다고 한다. 한국 기업에 입사해서는 직무 배당이나 승진 등에서 차별을 당하기 일수였다. 중국 전역 대학들에 설립된 200개 한국학과에서 자리잡기도 쉽지 않았다고 고생담을 얘기했다. 그러다 보니 천안함 폭침사건 여파로 한중 관계가 껄끄러워지면서 한국에 보다 냉정한 입장에서 공세적인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늘 수 밖에 없었다고 이들은 털어놓았다.

현재 한국에 유학하는 중국인은 약 7만명인데 10년 후에는 20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환추스바오가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한국 하면 떠오르는 단어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잘 난 척'과 '옹졸함'이라는 대답이 많았듯 유학생들에게 한국은 그다지 따뜻하고 우호적인 곳이 아니었던 것이다.

친구를 적으로 만들지는 말아야

한중 관계에서 우리에게 가장 든든하고 큰 자산이어야 할 중국인 유학생들이 오히려 한국에서 당한 모멸감과 차별대우 등으로 한국을 등지고 중국에서 '혐한론'을 펼치는 한국 저격수가 되는 현실은 한중 수교 20년 역사에서 큰 과오임에 분명하다. 한국을 잘 알고 싶어하는 중국인들을 적으로 돌려버리는 셈이다. 향후 20년 한중 관계 발전의 교량이자 버팀목이 돼야 할 중국인 유학생을 과연 어떤 식으로 끌어안아야 할지 심각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

장학만 베이징특파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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