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로의 대표적인 시리즈 연극 브랜드 연극열전이 네 번째 시즌 막을 올렸다. 연극열전은 2004년에 1980년대부터 2003년까지 객석과 평단의 좋은 평가를 받았던 작품 15편을 연달아 선보이며 이름을 알린 연극 제작 브랜드다. 2008년 연극열전 2는 10편, 2010년 연극열전 3은 8편을 무대에 올려 누적 관객 100만명 이상을 동원했다.
연극열전 4는 9일 개막한 '리턴 투 햄릿' (장진 작ㆍ연출)을 시작으로 2013년 2월까지 총 5~7편의 연극 릴레이를 이어간다. 대학로 소극장 공연 중심의 제작 방식에서 벗어나 세종문화회관, 예술의전당 등 관객의 신뢰도가 높은 국공립 공연장으로 지역 범위를 확대하고 작품 규모도 500석 안팎의 중극장 수준으로 키운 게 이번 시즌의 특징이다.
내년 4월 8일까지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에서 공연하는 개막작 '리턴 투 햄릿'은 연극 '햄릿'의 마지막 공연을 앞둔 배우들의 무대 뒷이야기를 중심으로 전라도 사투리가 돋보이는 마당극 형식의 햄릿을 막간극으로 삽입한 작품이다. 연극은 물론 영화를 통해서도 큰 인기를 얻었던 '장진식' 엇박자 유머가 웃음을 자아내는 한편 배우 대기실이 주된 배경이다 보니 스타캐스팅, 영세한 제작 시스템 등 연극계의 씁쓸한 현실을 꼬집는 풍자도 자연스럽게 녹아 있다.
13년 전 미국 극작가 제임스 셔먼의 '매직타임'을 재해석해 원제대로 공연했던 작품이다. 주인공인 연극배우들이 TV, 영화 등 다른 미디어보다 무대를 고수함으로써 비정한 현실과 타협하지 않는 진정한 배우로서 제자리를 찾는다는 의미로 제목만 '리턴 투 햄릿'으로 바꿨다. 연출자 장진씨는 "연극은 나에게 규명이 필요 없는 시작이자 끝"이라며 "극 중 캐릭터처럼 나 역시 다른 영역에서 작업하더라도 늘 무대로 돌아가고 싶고 돌아가는 길에 서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원해 박준서 김지성 이지용 등이 출연하며 가수 겸 건축가 양진석이 김원해가 맡은 진우 역에 더블 캐스팅돼 연극에 데뷔한다.
'리턴 투 햄릿'이 끝난 후에는 중국계 미국인 극작가 데이비드 헨리 황의 대표 명작 'M. 버터플라이'를 내년 4월 24일부터 5월 31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무대에 올린다. 그밖에 영국 극작가 해롤드 핀터의 '더 러버', 창작극 '음악치료사(가제)', 탤런트 차인표의 두 번째 장편소설을 동명 연극으로 옮긴 '오늘예보' 등을 공연한다. (02)766-6007
김소연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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