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니션' 전태풍(전주 KCC)과 '천재가드' 김승현(서울 삼성)이 763일 만에 재격돌 했다.
전태풍과 김승현은 9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1~12 KB국민카드 프로농구 정규시즌에서 나란히 선발 출전했다. 그러나 맞대결은 이뤄지지 않았다. 삼성은 전태풍의 수비를 김태형에게 맡겼고, KCC 역시 김승현 수비에 신명호를 붙였다. 그래도 프로농구를 대표하는 정상급 가드들이 함께 코트를 누빈다는 점은 관심을 모으기에 충분했다.
이날 전태풍은 9점 4리바운드 3어시스트, 김승현은 4점 5어시스트 3스틸을 기록했다. 기록만 살펴보면 우위를 가리기 힘들지만 KCC가 74-68로 승리를 거두면서 전태풍의 판정승으로 돌아갔다.
전태풍이 운동을 오래 쉰 김승현에 비해 비교적 나았다. 전태풍은 1쿼터에 현란한 드리블로 상대 수비를 가볍게 제친 뒤 4점을 올렸다. 이후 팀 플레이에 집중한 전태풍은 미스 매치가 생기는 하승진과 디숀 심스에게 패스를 연결해 공격을 풀어갔다. 전태풍은 또 경기종료 2분33초 전 68-63으로 쫓기던 상황에서는 정확한 중거리 슛으로 상대 추격을 따돌렸다. 전태풍은 "김승현의 감각이 장난 아니다. 조금만 지나면 더 잘할 것이다. 100% 몸 상태일 때 제대로 붙어 보고 싶다"고 말했다.
김승현의 넓은 시야는 여전했다. 지난 7일 인천 전자랜드전에 비해 움직임 또한 한결 가벼웠다. 김승현은 1쿼터 초반 재치 있는 스틸 2개로 상대를 당황시켰다. 2쿼터 종료 19초를 남기고 외곽슛으로 올시즌 첫 득점에 성공하기도 했다. 이날의 백미는 3쿼터 종료 3분25초 전. 김승현은 골밑으로 쇄도하던 아이라 클라크에게 기가 막힌 노룩(No-look) 패스로 덩크슛을 이끌어냈다. 아직 체력 부담 탓에 김승현은 팀 플레이에 주력했고, 속공 전개는 부담스러워했다.
한편 KCC는 더블더블을 작성한 심스(29점 13리바운드)와 하승진(23점 8리바운드)의 골밑 장악에 힘입어 삼성에 진땀승을 거뒀다. 3연승 행진을 이어간 KCC는 16승8패로 부산 KT와 함께 공동 3위 자리를 지켰다. 12연패 수렁에 빠진 삼성(4승20패)은 최하위로 떨어졌다.
고양에서는 KT가 오리온스에 77-64로 완승을 거뒀다. 외국인센터 찰스 로드가 24점 16리바운드로 돋보였고, 조성민은 3점포 3개 포함 17점으로 힘을 보탰다. 오리온스는 시즌 19패(4승)째를 안으며 9위에 자리했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