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래(57) 감독이 9일 역삼동 노보텔 앰배서더 호텔에서 가진 축구대표팀 사령탑 경질과 관련한 기자간담회에서 그 동안 제기됐던 내부의 불협화음과 각종 의혹들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조광래 감독은 "축구를 사랑하는 국민과 팬들에게 혼란을 드려 사죄드린다. 실망을 드렸던 점은 죄송하다"며 "축구인의 한 사람으로 기술적 조언 등 한국 축구발전을 위한 한 알의 밀알이 되는 심정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박태하 수석코치와 김현태, 서정원, 가마 코치는 항간에 떠돌았던 대표팀의 불화에 대해 '소통 부재로 인해 잘못 비춰진 오해'라고 한 목소리로 선을 그었다.
'선수들이 대표팀에 들어가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이야기까지 흘러나올 정도로 대표팀은 심각한 내홍을 겪고 있다는 추측들이 난무했었다. '조광래호'에서 불거졌던 의혹들을 일문일답으로 풀어봤다.
-기술위원회가 의견을 내면 거부 반응을 일으켰다는데.
"(조광래 감독) 기술위원회에 항상 기대를 했고 요청해왔다. 하지만 기술위원회의 분석 등은 너무 실망스러운 부분이 많았다. 일본 기술위원회가 A매치를 분석한 것을 받아봤는데 수준 차가 났다. 그래서 안타까운 마음에서 더 세밀한 요청을 했다. 결국 끝날 때까지 제대로 된 분석 보고서를 받지 못했고, 이런 과정에서 그런 얘기가 나온 것 같다."
-조중연 축구협회장이 기술위원장으로부터 받은 보고서가 충격적이라는데.(우열반으로 나누는 선수간 차별 대우, 조광래 감독의 가마 코치 편애 등)
"(박태하 코치) 세부적인 내용이 어떤지 잘 모르겠지만 경쟁과 대립이 없으면 발전이 없다. 만약 대표팀 운영에서 '아니다'라는 점이 있으면 지체 없이 이야기를 하는 성격이다. 감독의 결정에 조정이 필요하면 코치들의 의견을 수렴해서 말한다. 그 과정이 코칭스태프간 대립으로 보여질 수 있을 듯 하다. 그리고 가마 코치와 전술적으로 생각이 다를 수 있다. (목소리를 내지 않고) 그냥 있으면 팀이 죽을 수 있기 때문에 언쟁이 높아졌다."
-아픈 선수(골키퍼 정성룡)를 억지로 레바논전에 투입했다고 하는데.
"(김현태 코치) 정성룡 선수가 이야기를 안 했다. 훈련 후 다리가 부어 있길래 어떻게 할 거냐고 물어봤다. 의무팀과도 상의했다. 경기 전날 훈련을 안 시키려 했다. 큰 욕심을 버리라고 말했는데 선수가 충분히 할 수 있다고 해서 그대로 보고했다. 정성룡 선수를 편애해서 그런 게 아니다."
-협회장 선거에 출마했다 낙선하는 등 협회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재야 축구계의 대표주자인 허승표 피플웍스 회장과 가깝다는 이유로 제거됐다는 설이 있다.
"(조광래 감독) 사람들이 보는 관점이 다르다. 물론 어릴 때부터 허승표 회장과 가까웠다. 대표팀 감독이 됐다고 멀리할 수 없는 관계다. 하지만 조중연 회장과도 지금까지 관계가 좋다고 생각한다. 경질이 결정되기 이전에 이야기를 한번 나눌 수 있는 관계가 아닌가 생각했다. 하지만 사전에 단 한번 만이라도 대표팀에 대한 문제점을 체크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가 있었더라면 이렇게 떠나는데 후회가 남지 않았을 것이다."
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