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철(49ㆍ구속기소) SLS그룹 회장의 구명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 심재돈)는 9일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의 보좌관 박모씨에 대해 구명 로비 대가로 수억원을 수수한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이 회장의 로비 창구 역할을 한 대영로직스 대표 문모(42ㆍ구속기소)씨로부터 “박씨에게 3억여원을 건넸다”는 진술을 확보, 전날 박씨를 체포하고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문씨는 이 회장으로부터 SLS 구명 로비 청탁과 함께 7억8,000여만원을 받은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됐다. 검찰은 박씨의 계좌 추적을 통해 3억여원 외에 추가로 수억원을 더 받은 정황을 포착하고 출처를 추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는 영업정지된 제일저축은행의 구명 로비에도 연루된 것으로 드러났다. 저축은행비리합동수사단(단장 권익환 부장검사)은 유동천(71ㆍ구속기소) 제일저축은행 회장으로부터 영업정지를 막아달라는 청탁과 함께 박씨에게 수천만원을 건넸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이날 박씨를 불러 조사했다.
이상득 의원은 박씨가 SLS그룹 측으로부터 수억원대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영장이 청구된 데 대해 이날 ‘국민 여러분께 사과의 말씀을 올립니다’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내고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보좌관을 잘못 관리한 도의적 책임을 크게 느끼고 있다”며 “철저한 수사를 통해 진실을 밝혀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SLS 측으로부터 일본에서 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박영준 전 국무총리실 차장을 이르면 내주 초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일단 박 전 차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하지만 SLS 일본법인장 권모씨로부터 “박 전 차장을 접대했고 이를 입증할 자료가 있다”는 진술을 확보한 상태라 조사 결과에 따라서는 신분이 바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박 전 차장도 이상득 의원 보좌관 출신이다.
권지윤기자 legend8169@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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