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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나라당, 기득권 버려야 살 길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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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나라당, 기득권 버려야 살 길 생긴다

입력
2011.12.09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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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한나라당 대표가 9일 퇴진했다. 7월의 전당대회에서 대표로 당선된 지 불과 5개월 만의 하차였다. 당시 그는 "변방에서 중심으로 왔다. 그러나 변방의 치열했던 정신을 잊지 않고 총선과 대선에서 압승하겠다"고 외쳤지만, 총선도 치러보기 전에 물러나게 됐다. 그의 퇴진은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문제, 서울시장 보선 패배, 중앙선관위 디도스 공격파문 등 대형 악재들이 터지는 와중에서 치열한 변방정신을 발휘하지 못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물론 홍 대표는 억울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는 퇴진 회견에서 "서민 애환을 살피고, 반값 아파트 등 획기적인 정책들을 내놓았다"며 "그런 저를 쇄신대상으로 매도하고 내부 정리 후 사퇴하고자 한 뜻도 기득권으로 매도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틀린 말은 아니다. 쇄신을 부르짖는 의원들 중 상당수가 한나라당의 처참한 오늘에 더 책임이 있다고도 볼 수 있다.

그러나 해일이 닥치면 작은 나무건 큰 나무건 휩쓸려가기 마련이다. 지금 누가 더 잘못했느냐를 따지는 것은 부질없고, 대표로서 모든 것을 안고 가는 것은 불가피한 숙명이다.

이제 초점은 한나라당이 어디로 갈 것인지, 또 이 어려운 과업을 맡을 수밖에 없는 박근혜 전 대표는 어떤 해법을 내놓을지에 맞춰져야 한다. 재창당에 버금가는 쇄신을 하자, 아예 박근혜 신당을 만들자, 중도세력의 신당을 만들자는 등 자칫 돌이킬 수 없는 분열을 초래할 의견들이 속출하고 있다. 또한 박 전 대표가 전당대회를 통해 대표를 맡아야 할지, 아니면 편법으로 비대위원장을 해야 하는지 구체적인 절차도 민감한 사안이다. 외부인사는 어느 정도, 어떤 인물로 영입해야 하는지도 세력다툼을 초래할 문제들이다.

앞으로 고비고비마다 많은 이견과 갈등이 생길 것이다. 이 모든 것들의 해법을 미리 갖고 있을 수는 없다.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위기에서는 큰 원칙에 대한 합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것은 분열하지 않고 힘을 합치고, 기득권을 내놓을 수 있는 희생일 것이다. 그게 전제되지 않는 한 쇄신이건 재창당이건 신당 창당이건 백약이 무효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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