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이 겨우 넘었는데 외국 정부가 인정해주니 고마울 따름입니다.”
문화부 차관을 지낸 신현웅(68) 웅진재단 이사장은 최근 필리핀 정부로부터 재단의 다문화가족 음악방송이 ‘1회 필리핀 해외동포 지원 미디어상’ 라디오 부문 수상자로 결정됐다는 희소식을 들었다. 주한 필리핀대사가 직접 신 이사장한테 알려왔다. 이 상은 필리핀 대통령실 산하 해외이민청이 자국민의 해외 정착에 기여한 미디어에 고마움을 전할 목적으로 올해 제정했다. 라디오를 비롯해 신문 TV 등 7개 부문에서 수상자를 선정했다.
다문화가족 음악방송은 클래식 마니아로 알려진 신 이사장이 2008년 웅진재단의 초대 이사장을 맡은 뒤 직접 아이디어를 내 시작한 웅진재단의 역점사업이다.
국내 이주민들에게 고향의 음악을 들려주는 웅진재단의 다문화가족 음악방송은 평소 음악회를 빼놓지 않고 관람하는 신 이사장의 인생 경험에서 나왔다. 30여년 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문화공보관으로 있을 때 현지에서 우리 근로자들과 함께 ‘가고파’ 같은 가곡이나 대중가요를 들으며 향수를 달랬던 가슴 뭉클했던 기억이 밑바탕이 됐다. 그리운 노래 한 곡이 외로운 이주민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서 출발한 것이다. 언어권별로 이주민들에게 소통의 장을 마련해주고 삶도 풍요롭게 해주겠다는 취지가 담겼다.
다문화가족 음악방송은 인터넷, IPTV, 스마트폰 등 5개 미디어 30개 채널을 통해 중국어, 베트남어, 필리핀어(영어 포함), 태국어, 아랍어, 몽골어, 러시아어, 일본어 등 8개 언어별로 매일 6시간씩 방송한다. 진행은 언어별로 한국어가 가능한 현지 출신 앵커가 맡고 있다.
모국의 뉴스와 문화를 소개하는 것부터 이주민들이 느끼는 한국 생활의 어려움과 불편을 덜어주는 내용까지 프로그램은 다양하게 꾸며져 있다. 현지 노래와 한국노래, 한국어 배우기와 생활정보 시간 등도 빼놓을 수 없다.
입소문이 나면서 청취자는 인터넷만 하루 2만명이다. 웅진재단 측은 “전체로 따지면 수 십만명은 족히 될 것”이라고 추정했다.
신 이사장은 “작은 이슬비 같지만 이주민들에게는 어려움을 하소연하면서 마음의 짐을 덜어내는 장도 되는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15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리는 시상식에 직접 참석할 계획이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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