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3국의 정상급 기사들이 각각 5명씩 출전해 연승전 방식으로 대결하는 바둑 삼국지인 제13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에서 일본이 일찌감치 탈락했다.
일본은 지난 10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1차전에서 다카오 신지, 사카이 히데유키가 각각 중국의 저우루이양과 한국의 안국현에게 패해 물러났다. 이어 이달 초 부산에서 열린 2차전에서는 하네 나오키와 유키 사토시가 중국의 신예 탄샤오에게 내리 졌고 주장 아먀시타 게이고는 김지석에게 무릎을 꿇어 출전 선수 전원이 단 한 판도 이기지 못하고 전멸했다. 농심배 13년 사상 처음 벌어진 참사다.
일본의 참패는 한국과 중국에서 신예 강자들이 잇달아 등장해 농심배 출전선수단이 계속 젊어지고 있는데 반해 일본 바둑계에는 신예들 없이 최근 10여년 간 거의 같은 인물이 출전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젊은 층이 바둑을 멀리하면서 바둑 인구가 점차 줄어들고 있는 한국도 고민해야 할 대목이다.
올해 농심배는 2차전까지 모두 10국이 치러졌다. 초반에 중국의 2장으로 출전한 탄샤오가 안국현, 하네, 강유택, 유키를 차례로 물리치고 4연승을 해 기세를 올렸으나 한국의 3장 김지석이 탄샤오의 연승을 저지하고 곧바로 야마시타와 파오원야오를 제물로 삼아 3연승을 달성했다. 내년 2월 상하이에서 열릴 3차전은 한국과 중국의 맞대결이다. 한국은 현재 김지석과 원성진, 이창호 3명이 남은 반면 중국은 씨에허와 구리 둘 밖에 남지 않아 한국이 유리한 상황이다. 한국은 농심배서 최근 6년 연속 우승하는 등 모두 10차례 정상에 올랐다.
박영철 객원기자 indra36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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