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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전성시대라고요? 집배원은 여전히 바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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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전성시대라고요? 집배원은 여전히 바쁘답니다"

입력
2011.12.09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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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습 추위가 몰아친 8일 오전 7시30분 경기 부천우체국 집배실. 박미숙(43ㆍ여) 집배원은 우편집중국에서 수령한 각종 소포(택배 물품)를 분류하느라 여념이 없다. 오토바이 배달 동선을 고려해 집배상자에 소포와 우편물을 순서대로 정리한 후 9시30분부터 중동 일대 오피스텔과 상가를 돌기 시작했다. 박씨가 하루 처리하는 우편물은 2,000~3,000통, 소포는 30~40개에 달한다. 박씨는 "저층 아파트 단지에 무거운 소포 주문이 많은 날이 힘들다"며 "이달 초 김장철에 20~30kg하는 절임배추를 하루 10여 곳에 전달했는데 다리가 후들거릴 정도"라고 말했다.

스마트폰, 메신저 등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NS) 시대가 활짝 열렸지만 아날로그식으로 우편물을 배달하는 집배원들은 오히려 더 바빠지고 있다. 실례로 부천우체국에서 올해 10월까지 처리한 일반ㆍ등기소포는 233만799건으로 작년 동기(220만5,984건)보다 5.7% 늘었다.

우편물이 늘어나는 것은 인터넷쇼핑 활성화로 소포(택배) 물량이 급증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정부와 지자체, 농어민들이 농ㆍ축ㆍ수산물 직거래를 강화하면서 과일 쌀 절임배추, 소금 생선 같이 부피가 크고 무거운 소포가 부쩍 늘었다. 편지나 엽서 같은 가벼운 우편물은 줄어드는 반면, 백화점 세일정보 책자 같이 무거운 우편물이 늘어나는 점도 눈에 띈다.

늘어난 우편물을 배달하느라 집배원들은 점심식사를 거르기 일쑤다. 특히 배달 중간에 '꼭 몇 시에 와 달라'는 고객의 전화가 오면 가장 난감하다고 귀띔했다. 배달 주소에 맞춰 기계처럼 맞물려 돌아가는 동선과 일치하지 않아 20~30분을 허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오후 늦게 배달을 마쳐도 집배원들에겐 또 다른 전쟁이 기다리고 있다. 우편 집중국에서 2차로 배달된 일반 우편물들을 분류하는 작업이다.

최근에는 새 골치거리가 생겼는데 바로 새 도로명주소 표기법 시행이다. '주소 이전 신고'가 접수된 경우 현재 주소지로 재배달 되도록 물품을 다시 송출해야 한다. 부천우체국의 경우 하루에만 130건이 새로 접수돼 꼼꼼히 챙겨야 한다.

집배원들은 평일에는 오후 9시 전후, 연말이나 명절 때는 밤 11시나 돼야 퇴근한다. 주 5일 근무는 생각도 못한다.

박 집배원은 "SNS 시대에 집배원이 더 바빠지는 게 아이러니 하지만 그래도 소포를 받을 때 기뻐하는 고객의 모습을 보면 피로가 싹 달아난다"며 웃었다.

부천=글ㆍ사진 강주형기자 cub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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