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책과세상/ '다른 세계를 요구한다' 불안한 현실, 보고만 있을 것인가… 행동하라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책과세상/ '다른 세계를 요구한다' 불안한 현실, 보고만 있을 것인가… 행동하라

입력
2011.12.09 11:01
0 0

다른 세계를 요구한다/예란 테르보른 지음·이재영 옮김/홍시 발행·496쪽·1만8,000원

중동의 여러 독재 정권을 무너뜨린 재스민 혁명은 현재 진행형이다. 1%의 가진 자를 위해 99%가 희생하는 현실에 분노하는 미국 시민들의 '월가를 점령하라'(Occupy Wall Street) 운동이나 국내에서 주권 침해 여부로 논란이 가중되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운동 등 변화의 물결이 거세다.

이 같은 일련의 움직임은 1990년대 이후 전 세계적 흐름이 된 '세계화(Globalization)'의 상호의존성과 맥이 닿아있다. 세계화는 시장만능주의와 뒤엉키면서 계층간 불평등을 확산시켰지만 동시에 전 세계적인 이슈를 공유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지구의 수명을 단축하는 탄소배출에 대한 국가적 합의가 이뤄지고 인권 사각지대에 놓인 계층에 대해 귀를 기울이게 된 것도 같은 선상에 있다.

스웨덴 출신인 저명한 사회학자 예란 테르보른은 이 책에서 향후 10년간 세계의 공통 과제를 인식하고 변화를 준비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그에 따르면 변화는 서구중심주의와 미국 패권주의 시각을 경계하고 세계의 다양성과 불평등을 객관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그는 앞으로 자본주의가 시험대에 오르며, 이슬람 국가와 서구 국가간 대립이 첨예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을 중심으로 떠오르는 아시아와 모습에 대한 예측도 구체적이다.

철학자 니체는 '미래를 알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과거를 자세히 살펴보는 것이다'라고 했다. 저자 또한 미래를 알기 위해 고대문명 속으로 들어가는 것으로 시작해 현대에 이르기까지 여섯 차례에 걸쳐 일어난 세계화의 양상을 치밀하게 분석한다. 교육 노동 결혼 등 인간의 전 생애과정을 역사적ㆍ사회적 관점에서 읽어내는 깊이도 보여준다.

한국어판 서문에서 테르보른은 조언한다. "한국의 문제는 한국인 스스로 해결해야 합니다. 수많은 한국인들의 고단한 생애과정은 하나의 중대한 과제로 대두됩니다. 이 과제를 진지하게 받아들여주시기 바랍니다." 이 세계에 대한 장기적 전망의 부재로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어느 때보다 커진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그 두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현실을 그저 관망하는 객체가 아닌 참여하는 주체가 되어야 한다. 변화의 시작은 우리 손에 달렸다.

이인선기자 kelly@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