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한국 학생 조승희의 총기 난사로 32명의 희생자가 났던 미국 버지니아공대(버지니아텍)에서 8일(현지시간) 또다시 총기사건이 발생, 경찰관을 포함해 2명이 숨졌다.
미국 언론에 따르면 이날 오후 버지니아텍 교내에서 신원 미상의 남성이 검문검색을 하던 학교 경찰관 데릭 크로스(39)에게 총격을 가해 크로스 경관이 사망했다. 사건 발생 후 한 남성의 시신이 총격 현장에서 400m 떨어진 주차장에서 발견됐는데, 경찰은 이 남성이 크로스 경관을 쏜 범인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이 남성이 자살을 했는지 아니면 크로스 경관의 총격으로 사망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경찰이 원한에 의한 살인인지를 조사하고 있지만 정확한 범죄 동기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학교 당국은 사건 직후 캠퍼스를 폐쇄했고 중무장한 경찰특공대가 출동해 교내 수색작업을 벌였다. 이날은 기말고사 전날이라 수업은 없었지만 여전히 수천명의 학생과 교수들이 교내에 머무르고 있었다. 2007년 조승희 사건의 악몽을 기억하는 학생들은 총성이 울리자 건물 안으로 황급하게 대피하는 등 큰 소동이 빚어졌다. 학교 당국은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주차장에서 사망한 남성의 주변에서 총기가 발견됐다”며 “정상적인 교내 활동에 지장을 주는 더 이상의 위협은 없을 것”이라 밝혔다.
마침 사고 전날 버지니아텍은 4년 전 조승희 사건에서 총격 사실을 교내에 신속하게 전파하지 않은 책임 때문에 5만5,000달러의 벌금을 물어야 한다는 판결을 받았다. 여덟 살 때 한국에서 미국으로 이민해 미국 영주권을 보유한 조승희(당시 23세)는 2007년 4월 16일 2시간여에 걸쳐 버지니아텍 기숙사와 강의실 등을 돌며 권총을 난사해 32명을 사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영창기자 anti09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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