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주유소에 비해 ℓ당 최대 100원이 싼 '알뜰주유소'에 물량을 공급하기 위한 입찰이 또 불발로 끝났다. 지난달 15일에 이어 두번째 유찰이다. 정부는 수의계약 등을 검토하겠다지만 일반 주유소보다 싼 기름을 공급하겠다는 구상 자체가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적지 않다.
8일 지식경제부와 정유업계에 따르면 한국석유공사와 농협중앙회는 이날 수급 사정을 이유로 불참을 선언한 현대오일뱅크를 제외하고 SK에너지와 GS칼텍스, 에쓰오일 등 정유 3사가 참여한 가운데 알뜰주유소 석유제품 공급 입찰을 진행했지만 가격 조건이 맞지 않아 유찰됐다.
지경부 관계자는 "정유사들이 써 낸 공급가격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며"규정상 석유공사와 농협이 가격을 비롯한 계약조건을 1차와 달리 할 수 없었기 때문에 애초부터 낙찰자가 나올 것이란 기대는 적었다"고 설명했다.
2차 입찰도 유찰됨에 따라 농협과 석유공사는 수의계약 협상에 들어가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내주에는 계약조건을 변경해 추가 입찰을 진행하거나 아니면 개별 업체별로 수의계약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경부 안팎에선 공급사업자 결정이 늦어지면서 알뜰주유소 출범이 표류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1차 입찰이 유찰된 뒤 정부가 물밑 접촉을 통해 정유3사의 참여는 이끌어냈지만 가격 차이는 전혀 좁히지 못했고, 형평성과 생존권을 외치는 기존 자영주유소와 석유제품 도매업계의 반발도 점차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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