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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 보내기 겁나" 결핵 집단감염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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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 보내기 겁나" 결핵 집단감염 비상

입력
2011.12.08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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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 교사와 영ㆍ유아원생들이 결핵균에 집단 감염된 사실이 잇달아 발견되면서 부모들의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해당 어린이집과 보건소 등은 "아이들의 건강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감염 경로도 정확히 확인되지 않고 보건당국은 뚜렷한 대책도 내놓지 않아 상황이 악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8일 서울 은평구보건소 등에 따르면 지난 10월 은평구 A어린이집에서 한 교사가 건강검진결과 결핵 병력이 확인됐다. 한 달 전 받은 정기 건강검진에서 과거에 결핵을 앓았던 흔적이 몸에 남는 '비활동성 결핵' 병력이 나타난 것이다. 보건당국이 그 직후 전체 어린이집 교사와 원생들을 대상으로 결핵 감염 여부를 조사한 결과 12명의 아이들에게서 결핵균 양성 반응이 나왔고, 해당 교사는 면직됐다.

원생들은 피부결핵 반응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오는 등 체내 감염은 존재하지만 질병의 증거는 없는 잠복결핵 상태였다. 그러나 일부 원생들은 예방 차원에서 병원 진료를 받고 있다.

같은 달에 서울 도봉구의 한 어린이집에서도 교사 한 명이 결핵에 감염된 사실이 확인됐다. 기침, 재채기 등으로 균을 옮길 수 있는 활동성 결핵이었다. 보건당국 조사 결과 이 어린이집 원생 24명이 결핵균 양성 반응을 보였다.

문제는 당국이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은평보건소의 한 관계자는 "꼭 선생님을 통해 원생들이 잠복결핵에 감염됐다고 볼 수도 없고 비전염성이라 문제는 없다"며 "평소 공기 중에도 결핵균은 떠다니는데 일반인 가운데 3분의 1 정도는 이미 호흡기를 통해 몸 속에 들어온 결핵균을 갖고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은평구청 관계자 또한 "당시 대응 매뉴얼대로 조치를 충분히 취했다. 역학조사 등 구 차원의 추가 조치는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어린아이들을 돌보는 교사들의 전염성 질환 감염 여부를 평상시에 살피는 장치를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교사들은 현재 1년에 한 차례 지정 병원에서 일반 건강검진을 받는다. 그러나 어린 영유아들을 돌보는 업무 특성상 수시로 체크할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서울시립서북병원 조영수 결핵과장은 "면역력이 약한 아이들은 결핵 발병 자체로 큰 위험에 빠질 수 있으므로 교사들이 받는 의무 건강검진 횟수를 늘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부모들은 걱정이 클 수밖에 없다. 아이들이 잠복결핵 상태라 해도 면역력이 떨어지면 언제든지 발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은평구에 거주하는 김모(34)씨는 "잠복결핵이라고는 해도 10명 가운데 1명은 결핵으로 발전한다고 들었다"며 "우리 아이도 항상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생각하니 어린이집에 보내기가 무섭다"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최근 영ㆍ유아의 결핵 감염이 늘고 있지만 원인을 밝혀줄 감염 경로 파악이 쉽지는 않다"며 "철저한 역학조사를 실시해 추가 피해를 줄일 예방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현수기자 ddacku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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