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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관위 공격 수사/ 공씨 진술에만 의존… 누가 믿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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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관위 공격 수사/ 공씨 진술에만 의존… 누가 믿을까

입력
2011.12.08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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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ㆍ26 재보선날에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박원순 후보 인터넷 홈페이지에 대한 디도스 공격을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는 최구식 한나라당 의원 비서 공모(27ㆍ구속)씨가 경찰에 범행을 자백했지만 의혹은 오히려 더 증폭되는 모양새다. "단독 범행"이라는 공씨의 진술을 확인할 만한 물증은 하나도 없는 반면, 디도스 공격 전날 밤 공씨를 만난 것으로 드러나 의혹을 받고 있는 전ㆍ현 의원 비서들의 거짓 진술, 사전 입맞추기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청와대 의전비서관실 행정관까지 이들 의원 비서 3명과 저녁식사 자리에 함께 있었던 사실이 새롭게 드러남에 따라 파문은 일파만파로 커지는 양상이다.

고구마 캐듯 불거지는 의혹

청와대는 의전비서관실 행정관 박모씨가 선거 전날 저녁 박희태 국회의장 비서 김모(30), 정두언 의원 수행비서 김모(35)씨, 공성진 전 의원 비서 출신 박모(35)씨 등 3명과 함께 식사를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곧바로 해명자료를 내고 파문 차단에 나섰다. 박씨가 이들 3명과 저녁식사는 함께했지만 이번 사건의 주범인 공씨는 당시 저녁자리에는 없었고, 나중에 공씨가 합석했던 룸살롱 술자리에는 가지 않았으며, 공씨는 알지도 못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박 의장 비서 김씨와 공 전 의원의 비서 박씨가 이후 이어진 술자리에서 공씨와 함께 있었고, 이 술자리에서 공씨가 디도스 공격을 지시했으며, 더구나 김씨는 공씨로부터 디도스 공격을 하겠다는 말을 이 자리에서 들었는데도 경찰 조사에서 이를 감춰왔다는 사실이 새롭게 밝혀졌다. 사전 모의 내지 연루 의혹이 여전한 상황이라 박 행정관도 의심의 눈초리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것이다. 박 행정관은 당초 7일 경찰의 참고인 조사에서 "이 사건과 아무 상관도 없는데 왜 조사를 받아야 하느냐"며 진술을 거부하다 8일 다시 경찰에 나와 조사를 받았다.

의원 비서들의 거짓말과 입맞춤

경찰에 따르면 공씨는 선거 전날인 10월25일 밤 강남 B룸살롱에서 함께 술을 마시던 박 의장 비서 김모씨를 룸 밖으로 불러내 "(선관위, 박 후보 홈페이지를) 때리삐까예(때릴까요)"라고 물었다.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이렇게 말하는 공씨에게 "무슨 도움이 되겠나. 큰일 난다"며 만류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이는 그동안 "술자리에서 정치 이야기나 디도스의 '디'자도 얘기가 나오지 않았다"는 김씨 등 술자리 참석자들의 공통된 진술과 완전히 상반되는 내용이다. 이들이 사전에 입을 맞췄다는 의혹을 살 수밖에 없는 셈이다.

김씨는 자신이 그간 거짓말을 한 데 대해 "공씨가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당시 있었던 디도스 공격 이야기를 털어놓을 수 없었다"고 경찰에 말했다. 이렇게 관련자들의 진술이 계속 바뀌는데다 새로운 등장인물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김씨의 해명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도 어렵다.

검찰 "처음부터 다시 봐야"

또 "단독 범행"이라는 공씨의 진술은 10ㆍ26 재보선 직후 경남 진주에서 그가 친구들을 만나 "내가 한 일이 아닌데 내가 책임을 져야 할 것 같다"며 배후를 암시하는 듯한 말을 했다는 주변인물들의 증언과 배치된다. 공씨가 디도스 공격을 직접 지시한 IT업체 대표 강모(25ㆍ구속)씨 등이 최대 수억원의 비용이 들어가는 디도스 공격을 대가 없이 했겠는가 하는 의문도 해명되지 않았다.

경찰은 검찰 송치 전까지 공씨와 주변 인물 조사를 계속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계좌, 이메일, 통화내역 추적 등에서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해 사건의 실체를 밝혀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검찰은 이날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2부 등 모두 40여명으로 특별수사팀 구성을 마치고 경찰에서 사건이 송치되는 대로 본격 수사에 착수하기로 했다. 검찰 관계자는 공씨가 단독범행이라고 자백했다는 경찰의 발표에 대해 "처음부터 다시 봐야 한다"며 "거의 재수사에 가깝게 면밀하게 들여다볼 것"이라고 말했다.

정민승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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