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최재경)는 2003년 대북송금 특검 수사를 앞두고 미국으로 도피했다가 최근 입국한 무기중개상 김영완(58)씨 관련 의혹과 관련해 지난 6일 이익치(67) 전 현대증권 회장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고 8일 밝혔다. 이 전 회장은 당시 현대그룹의 비자금이 권노갑 전 민주당 고문 등에게 전달되는 과정에 김씨와 함께 관여했던 이 사건의 핵심 인물이다.
검찰은 이 전 회장을 상대로 고 정몽헌 현대그룹 회장이 2003년 7월 대검 중수부 조사에서 “2000년 2월 민주당 총선자금 명목으로 김씨와 이 전 회장이 알려준 스위스 계좌로 현대상선 자금 3,000만달러를 입금시켰다”고 진술한 부분을 집중 조사했다. 대북송금 사건을 이어받아 현대그룹 비자금 의혹 수사를 벌였던 중수부는 정 회장이 이 같은 진술을 남긴 직후 자살한 데다, 이미 김씨는 출국한 상태여서 이 부분은 미제로 남겨뒀었다.
이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권 전 고문의 요구에 따라 김씨가 알려준 스위스 계좌번호를 정 회장한테 건넸다”는 종전 입장을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최근 출석을 통보했으나 응하지 않은 현대상선 전 재무담당 임원 박모씨도 조만간 재소환할 방침이다.
김정우기자 woo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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