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 재건축 단지로는 서울시에서 가장 규모가 큰 송파구 가락시영아파트의 재건축 안이 서울시 심의를 통과했다. 전날 정부의 부동산 활성화 대책과 맞물려 재건축 시장의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서울시는 7일 제20차 도시계획위원회를 열고 가락동 479번지 일대 40만5,782㎡에 대한 재건축 계획을 담은 '가락시영아파트 주택재건축정비구역 지정안'을 수정 가결했다고 8일 밝혔다.
지정안에 따르면 가락시영아파트는 용적률 285%를 적용 받아 평균 28층, 최고 35층의 공동주택 8,903가구로 신축된다. 이 중 1,179가구는 전용면적 59㎡이하의 장기전세주택(시프트)로 공급된다. 2만777㎡ 규모의 공원과 학교, 복지시설 등 기반시설도 들어선다.
특히 시는 2종 일반주거지역인 이곳을 3종으로 종상향을 허용했다. 종상향이 되면 용적률 상한이 250%에서 300%로 높아지기 때문에 가락시영아파트 조합은 줄기차게 종상향을 요구해왔다. 조합 측은 최대인 299%의 용적률을 원했지만 시 도시계획위원회는 기존 용적률이 89%인 점과 주변 여건을 감안해 285%로 정했다.
1982년 준공된 가락시영아파트는 5층 높이 134개동 6,600가구로 이뤄진 저층단지로, 2003년 재건축 조합이 설립됐다. 재건축 안은 올해 9월 시 도시계획위원회에 상정됐지만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에 따라 보류된 후 세 차례의 소위원회 회의를 거쳤다.
김효수 시 주택본부장은 "규정상 늘어나는 용적률의 절반은 임대주택으로 짓게 돼 있다" 며 "조합은 장기간 지연된 재건축 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되고, 시 입장에서는 임대주택을 늘려 공공성을 확보하게 돼 서로 윈윈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시는 종상향에 따라 장기전세주택 공급 물량은 959가구, 조합 분양 물량은 583가구가 각각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시는 이번 결정이 박원순 시장 취임 후 재건축 사업이 지체될 것이라는 우려가 다소 해소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본부장은 "시의 재건축 정책이 기존 틀 속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것을 실증하는 사례"라며 "종을 높였다는 것 자체가 재건축 시장에 의미 있는 시그널"이라고 말했다.
박원갑 국민은행 수석부동산팀장은 "강남3구 투기과열지구 해제 등 규제완화 조치 발표에 이어 나온 것이라 침체된 강남 등 재건축 시장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재건축 시장이 안정 약세를 보이며 경착륙은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윤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과장은 "가락시영은 규모가 있어 파급 효과가 크다"며 "종상향을 추진하는 고덕주공, 둔촌주공 등에도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한편 시는 성북구 정릉동 757번지 일대(20만3,965㎡) 정릉골 주택재개발 정비구역 지정안도 조건부로 통과됐다고 밝혔다. 개포 3단지 주택재건축 정비구역 지정안은 보류됐다.
류호성기자 r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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