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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사회' 온다… '80세 사회' 맞춘 시스템 개편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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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사회' 온다… '80세 사회' 맞춘 시스템 개편해야

입력
2011.12.08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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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헌드레드(Homo Hundred).'

유엔은 2009년 '세계인구고령화' 보고서에서 평균수명 80세 이상 국가가 2000년 6개국에서 2020년 31개국으로 급증하면서 100세 장수가 보편화하는 시대를 이렇게 명명했다. 유엔은 100세 사회가 조만간 도래하는 만큼, 인류 전체가 새로운 경제ㆍ사회 시스템을 만들어 대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우리 정부도 8일 '역동적인 100세 사회 어떻게 만들어야 하나' 컨퍼런스를 열며 본격적인 정책 개발에 나섰다.

컨퍼런스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우선 장수의 의미를 '오래 사는 것'에서 '잘 사는 것'으로 패러다임 전환을 촉구했다. 노인을 시혜적 복지나 사회적 부담의 대상으로 인식하기 보다는 생산적인 사회자본으로 여겨 활동적인 삶을 누리도록 지원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수영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정부 차원의 돌봄(care)보다는 자립과 기회, 참여와 공생이 가능한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다양한 정책 과제들이 쏟아졌다. 최영국 국토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식사와 건강서비스가 기본으로 제공되는 고령자 전용 주택 ▦건강 증진을 위한 치유의 숲과 도시텃밭 조성 ▦도로의 노인보호구역 확대 등을 제시했다. 그는 "고령자는 반응 속도가 느려지기 때문에 운전면허증을 반납하게 하고 대신 버스ㆍ택시요금 할인 등의 인센티브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령화 속도가 도시보다 빠른 농ㆍ어촌에는 100세 시대에 대한 두려움이 컸다. 농촌경제연구원이 전국 32개 읍ㆍ면 거주민 500명을 면접 조사한 결과, 32.4%만 '100세 시대는 축복'이라고 답했다. ▦자식에게 부담(35.4%) ▦질병(21.9%) ▦너무 긴 노년기(18.0%) 등의 이유 때문이다. 농경연 박대식 연구위원은 ▦노인이 모여 살며 서로 의지할 수 있는 그룹 홈 확대 ▦잔손질이 많이 가는 고품질 농산물 생산ㆍ유통 시설에 일자리 알선 ▦맞춤형 의료서비스 및 농ㆍ어업인 특수건강진단제도 도입 ▦농지연금 확대 등을 제시했다.

퇴직 이후 성공적인 인생2모작 이행을 위한 지원을 제도화하자는 의견도 나왔다. 45세 이상 근로자에게 퇴직 이후를 준비할 수 있도록 유연근무, 퇴직준비 휴가 등을 지원하고, 국립대 방송대 등을 중심으로 온ㆍ오프라인 평생교육시스템을 구축하자는 목소리도 있었다.

윤소영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박사는 일과 삶의 균형을 강조했다. 생애주기 별로 여가교육을 실시하고, 동아리나 자원봉사 등 커뮤니티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청년기는 교육, 중년기는 노동, 노년기는 여가로 분할된 삶의 구조를 조화롭게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의 경험과 전문지식을 활용하기 위한 사회공헌형 일자리 마련 및 고령자 중소ㆍ벤처기업 육성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제약과 의료기기, 의료서비스 등 헬스케어 산업을 활성화해 정부의 재정 부담을 완화해야 한다는 조언도 있었다. 장석인 한국산업연구원 박사는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정부의 공적 부조와 자기부담 원칙에 입각한 헬스케어 산업 활성화를 통해 재정 부담을 낮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퇴직연금 추가납입 소득공제를 현행 400만원에서 600만원으로 확대하는 등 금융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정부는 이날 제시된 의견들을 향후 정책 과제에 적극 반영할 예정이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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