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유승민 원희룡 남경필 최고위원 3인이 7일 전격적으로 동반 사퇴를 하면서 7ㆍ4전당대회로 출범한 홍준표 대표 체제의 와해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홍 대표가 이날 '즉각 사퇴'요구를 거부한 데 이어 이날 의원총회에서도 일단 재신임을 받았지만 "홍 대표 체제 와해는 시간 문제"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홍 대표 체제의 와해는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한 한나라당의 붕괴로 이어지는 '신호탄'이란 해석도 나왔다.
홍 대표가 사퇴할 경우에는 유력 대선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가 당 전면에 복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박 전 대표의 복귀에 대해 당내 찬반 여론이 팽팽한 데다 당 진로를 둘러싸고 비상대책위원회 및 선거대책위원회 구성, 전당대회 개최, 당 해산 후 재창당 또는 신당 창당 방안 등 백가쟁명식 논의가 쏟아지고 있어 여당의 극심한 내홍과 진통은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과정에서 일부 세력이 이탈하면서 여당의 분당(分黨)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친박계 유승민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최고위원직 사퇴를 선언했다. 그는 "존망의 위기에 처한 당을 구하지 못한 책임을 지고 물러난다"며 "한나라당에 대한 국민 여러분의 절망과 분노 앞에 참담한 마음으로 저희의 잘못을 사죄한다"고 밝혔다.
원 최고위원도 기자회견을 갖고 "대한민국 보수의 새집을 짓기 위해서는 노후 건물을 철저히 철거해야 한다"며 "한나라당을 해체하고 새로운 정치운동의 길을 여는 데 다른 최고위원들도 역할을 하자"고 제안했다. 남 최고위원도 "한나라당의 혁신과 국민의 신뢰 회복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겠다"며 사퇴를 선언했다.
이들 3인의 동반사퇴는 10ㆍ26 서울시장 보선 패배, 중앙선관위 홈페이지 디도스공격 파문 등으로 총체적 위기에 직면한 한나라당이 현체제로는 위기를 수습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에 대해 홍 대표는 기자회견을 갖고 "최고위원 3명의 사퇴 충정을 이해하고 쇄신 의지를 받아들인다"며 "그러나 중진 의원들의 판단은 사표를 반려하자는 것"이라며 사실상 사퇴를 거부했다. 그는 또 "재창당을 할 수 있는 로드맵과 대안을 갖고 있다"고 말해 재창당 방안을 제시했다.
한편 홍 대표는 8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오픈 프라이머리(완전 국민참여경선) 도입 등 공천개혁을 포함한 쇄신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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