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제조업체인 팬택의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졸업이 사실상 확정됐다.
7일 금융권 및 팬택에 따르면 산업은행을 비롯한 11개 금융기관으로 이뤄진 팬택 채권단은 2,138억원 규모의 워크아웃 채권을 신디케이트론으로 전환한다는 내용에 사실상 합의했다. 이로써 팬택은 4년8개월만에 워크아웃에서 졸업하게 됐다.
신디케이트론은 다수 은행이 동일한 조건으로 융자해주는 중장기대출. 워크아웃 채권이 신디케이트론으로 전환되면 팬택은 워크아웃을 자동 졸업하게 된다.
채권단 관계자는 "채권단 금융기관들이 워크아웃 졸업안에 사실상 의견을 같이했으며 이달 내에 워크아웃을 끝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주채권은행은 산업은행은 207억원(팬택 김포공장 건물 및 토지 일부)의 개별담보를 신디케이트론에 필요한 공동담보로 제공할 것으로 전해졌다. 아직 팬택에 공식 통보는 안 됐지만, 워크아웃 졸업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란 전망이다.
사실 하루 전만해도 담보확보에 대한 채권단 내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연내 워크아웃 졸업은 불투명한 상황이었다. 6일 박병엽 팬택 부회장이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사퇴의사를 밝힌 것도 표면적 이유는 건강문제였지만, 실제는 채권단의 비협조에 대한 항의표시였다는 해석이 지배적이었다. 박 부회장이 이처럼 배수의 진을 치고 사퇴카드를 던지고, 채권단의 제몫 챙기기 행태에 대해 "비 올 때 우산을 뺏는 행태가 바뀌지 않았다"는 비판여론이 거세지자, 결국 은행들도 신디케이트론 전환을 통한 워크아웃 졸업에 동의하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팬택은 애플과 삼성전자 등 글로벌 강자들과의 경쟁 속에서도 17분기 연속 흑자를 일궈내며 '가장 모범적인 워크아웃기업'으로 평가 받고 있다.
채권단은 아울러 퇴진의사를 밝힌 박 부회장에 대해서도 직간접적으로 사퇴철회를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채권단 관계자는 "아무리 워크아웃에서 졸업한다 해도 현실적으로 '박병엽 없는 팬택'은 생각하기 힘들다"면서 "다소는 냉각기를 갖더라도 박 부회장이 결국은 경영일선에 복귀해야 한다는 게 채권단 내부의 정서"라고 말했다.
허재경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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