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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도스 배후설 증폭/ 공씨, 체포 전 "내가 한 일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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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도스 배후설 증폭/ 공씨, 체포 전 "내가 한 일 아닌데…"

입력
2011.12.07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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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박원순 후보 홈페이지에 디도스 공격을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는 최구식 한나라당 의원 비서 공모(27ㆍ구속)씨가 공격 후인 지난달 말 고향인 경남 진주에서 친구들에게 "내가 한 일이 아니다"라며 자신이 주범이 아니라는 의미의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씨의 배후가 존재한다는 가능성을 높이는 대목이다. 경찰은 7일 사실 확인을 위해 현지에서 공씨 주변인물에 대한 탐문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에 따르면 공씨는 당시 최구식 의원을 수행해 지역구인 진주를 찾았다. 공씨는 친구들을 만나 디도스 공격과 관련한 이야기를 하면서 "내가 한 일이 아닌데 내가 책임을 져야 할 것 같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의원은 지난달 25일 진주교대에서 출판기념회를 열고 27일에는 마라톤대회 행사에 참석했다.

공씨의 말은 '윗선은 있지만 말 못할 사정으로 인해 밝힐 수 없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디도스 공격을 실행한 IT업체 대표 강모(25)씨 등 3명은 "공씨로부터 지시를 받았다"고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지만 정작 공씨가 경찰 조사에서 혐의를 계속 부인하고 있는 것은, 모든 짐을 혼자 지는 것에 부담을 느껴 입을 아예 닫고 있는 상황으로 볼 수도 있다.

경찰은 이날 공씨가 강씨에게 디도스 공격을 지시하면서 "이유는 묻지 말고 오전 6시부터 선관위와 박원순 홈페이지를 공격하라"고 말했다는 사실과, 강씨가 10월 27일 필리핀에서 귀국한 직후에는 "몸조심하고 있으라"는 말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투표율을 낮춰 선거에 영향을 주려 한 범행 목적이 공씨의 이 말에서 다시 확인된다는 게 경찰의 판단이다.

디도스 공격 전날 공씨와 박희태 국회의장 비서 김모(30)씨, 공성진 전 의원 비서 출신 박모(35)씨 등 6명이 합석한 술자리가 있기 전 저녁 식사 자리에는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의 수행비서 김모(35)씨가 있었다는 사실도 새롭게 밝혀졌다. 경찰 관계자는 "이 자리에는 당초 공씨와 박 의장 비서 김씨 두 사람만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조사 결과 정 의원 비서 김모씨도 합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 정 의원의 비서 김씨도 불러 세 의원의 비서가 모인 저녁 식사 자리에서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 등을 조사했다.

공씨의 통화 기록도 의문을 증폭시키고 있다. 디도스 공격 후 10ㆍ26 선거일 오전에 공씨는 박 의장의 비서 김씨와 5차례나 통화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선거일 오전 7~9시 공씨와 김씨는 모두 5통의 전화를 각각 93초, 127초, 65초, 27초, 21초간 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김씨가 "공씨가 밤늦게까지 술을 마신 뒤라 '일어나서 출근해라, 아침 먹자, 어제 재미있게 놀았냐'등의 이야기를 했다"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경찰은 그런 정도 내용의 통화를 5차례에 나눠 할 정도인가 의문을 품고 있다. 디도스 공격 후 홈페이지 마비 사태에 대한 대화가 오가지 않았겠느냐 하는 의혹을 남기는 부분이다.

한편 서울중앙지검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특별수사팀 구성을 검토하고 있다. 공씨 등 4명의 구속기한 만료로 사건은 이번 주말 또는 다음주 초 검찰에 송치될 예정이다. 검찰은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 현재 사건을 지휘하고 있는 첨단범죄수사2부(부장 김봉석)를 주축으로 대검찰청 사이버범죄수사단의 지원을 받아 특별수사팀을 구성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사건이 단순 디도스 공격이 아니라 선거와 밀접한 관계가 있고 사태의 파장이 크다는 점에서 특별수사팀 내에 공안부 검사와 특수부 검사를 투입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정민승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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