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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선관위 공격 수사 의혹만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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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선관위 공격 수사 의혹만 키웠다

입력
2011.12.07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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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ㆍ26 재보궐선거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인터넷 홈페이지에 대한 디도스(DDoSㆍ분산서비스거부) 공격은 최구식 한나라당 의원 비서 공모(27ㆍ구속)씨가 "술김에, 우발적으로 감행한 단독 범행"이라는 수사 결과를 경찰이 9일 발표했다.

그러나 경찰은 공씨의 자백 외에는 단독 범행을 입증할 증거를 찾아내지 못했고, 배후 의혹도 전혀 규명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거세 부실 수사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황운하 경찰청 수사기획관은 이날 수사 결과 발표에서 "공씨는 최 의원을 위해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술김에 그랬다고 자백했다"며 "(공씨의 고향 진주 후배인) IT업체 대표 강모(27)씨는 공씨가 온라인 도박사이트 합법화에 힘써주겠다고 하는 등 도움을 줄 것으로 생각해 (금품 대가 없이) 공격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공씨는 투표 하루 전인 10월25일 밤 서울 역삼동 B룸살롱에서 박희태 국회의장 비서 김모(30)씨 등 5명과 술을 마시다 필리핀에 체류 중이던 강씨에게 디도스 공격 수행을 지시했다. 강씨는 공씨와 통화 후 부하 직원 김모(26)씨 등 3명을 동원해 좀비PC 200대로 선관위 홈페이지를 공격, 26일 새벽과 오전 2시간 20분 동안 마비시킨 혐의다.

경찰은 공씨 등 4명을 공직선거법, 정보통신기반보호법,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 보호 등에 관한 법 위반 혐의로 이날 검찰에 송치했다.

이 같은 경찰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건을 공씨의 단독 범행으로 보기엔 석연치 않은 부분이 많아, 오히려 의혹을 증폭시킨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경찰은 "공씨와 강씨 등의 계좌, 통화내역을 면밀히 살폈다"고 했지만 아직 계좌 추적도 마치지 못한 상태다. 박 의장 비서 김씨의 경우 경찰 조사에서 "룸살롱에서 공씨로부터 선관위 홈페이지 공격 의도를 듣고 만류했다"고 진술했으나 그는 이를 주변에 알리지도 않았으며 수사 결과 범행 동조 내지 은폐 혐의도 적용되지 않았다.

황운하 수사기획관은 "범행 동기나 배후 등을 규명하는 데 현실적 한계가 있었던 만큼 사건 검찰 송치 이후에도 관련자 수사 및 계좌 분석 등을 통해 수사를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민승 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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