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유승민 원희룡 남경필 최고위원 3명의 집단 사퇴로 혼돈에 빠진 한나라당에선 난파 위기에 대한 우려가 곳곳에서 표출됐다. 홍준표 대표의 거취 문제로 인한 파열음도 하루 종일 이어졌다.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는 이 같은 혼란상이 그대로 드러났다. 당초 이날 의총은 '부자 증세' 문제 논의를 위해 소집됐지만 실제 논의의 초점은 당 와해 위기 상황에 맞춰쳐 지도체제 문제와 당의 진로 등에 대한 격론이 벌어졌다.
의총이 시작되자마자 원 최고위원은 손을 들어 "공개 의총을 요청한다"며 "최고위원 3명이 동시 사퇴한 위기 상황에서 (공개) 논의를 못할 이유가 뭐가 있느냐"고 요구했다.
이에 홍 대표는 다소 짜증 섞인 목소리로 "기자회견 안 했느냐"면서 불쾌감을 드러냈고, 사회를 맡은 황영철 의원이 "비공개로 하되 다수가 원하면 공개하겠다"며 서둘러 봉합했다.
원 최고위원은 의총 시작에 앞서 "최고위원 사퇴를 반려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는 기자들 질문에 "(최고위원이) 임명직 당직이냐. 착각을 해도 유분수지, 누가 누구에게 사표를 내고 사퇴를 반려한다는 것이냐"며 "그 표현을 보면서 (당이) 역시 안 되겠구나 하는 것을 다시 확인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두언 의원은 의총에서 "최고위원 3명의 사퇴로 전기를 만들었는데 대표 진퇴에 대해 논란을 벌이는 건 다시 추락하는 것"이라며 "한달 후를 생각해보자. 한나라당이 어찌 돼 있을 건가. 이 정도면 결판이 난 것"이라고 강조했다.
친박계 현기환 의원은 "국민들 입장에서 당 대표가 물러나 다시 누가 되느냐에 무슨 관심이 있겠느냐"고 말했고, 유정현 의원은 "디도스 사건은 어떤 수사 결과가 나와도 국민들이 믿기 어려울테니 국정조사든 특검이든 다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총 118명이 참석해 3시간 30분 동안 진행된 의총에선 21명의 발언자 중 17명이 '홍준표 체제' 유지를 주장했다. 성윤환 의원 등은 홍 대표 재신임을 묻는 표결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이날 의총은 홍 대표 '유임' 쪽으로 기운 상황에서 종료됐다. 그러나 현 체제가 오래갈 것으로 보는 당내 시각은 많지 않다. 한 쇄신파 의원은 홍 대표 지지 발언이 많았던 것에 대해 "내년 총선 공천과 관련된 것이 아니겠느냐"고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앞서 홍 대표는 이날 의총 모두 발언을 통해 "여러분의 뜻을 따르겠다"며 "지도부 퇴진 문제를 비롯해 모든 문제를 몇 사람의 목소리에 의존하지 말고 169명 전원이 의견을 표명하고 결정지어야 한다"고 말했다.
신정훈기자 hoon@hk.co.kr
조원일기자 callme1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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