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대기업 광고 책임자들을 불러 종합편성(종편)채널에 대한 광고비 지출을 늘리라고 간접 압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종편 선정부터 광고지원까지 최 위원장이 종편에 대해 사실상 '풀서비스'를 하고 있다는 비판여론이 고조되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최 위원장은 지난 6일 저녁 서울 종로의 한 음식점에서 현대자동차 LG SK텔레콤 KT 등 대기업 광고담당 임원들과 광고기획사 및 광고학회 관계자 등 10여명을 불러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최 위원장은 "기업들은 광고를 투자로 보고 관련 지출을 늘려야 한다" "광고의 생산유발효과가 높은 만큼 광고 시장이 더 커져야 한다"면서 사실상 대기업들에게 광고확대를 주문했다.
저녁 모임 참석자들은 최 위원장이 종편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종편 광고를 늘리라는 주문으로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한 대기업 임원은 "종편 방송이 막 시작된 이 시점에 느닷없이 광고비 지출을 늘리라는 얘기는 결국 대기업들이 종편에 많이 광고를 하라는 얘기 아니냐"고 말했다. 또 다른 대기업 임원은 "종편에 대한 얘기를 할 것이라고 생각은 했지만 광고 얘기까지 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비난여론이 고조되고 있다. 이강택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은 "졸속 개국한 종편들이 0%대의 부진한 시청률을 만회하기 위해 기업들에게 광고 압박을 가하는 상황에서 최 위원장의 이 같은 행위는 공직자 자질을 의심하게 한다"며 "종편이 힘들 때 소방관 역할을 해준 위원장에 대해 국정조사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방통위원장이 종편 영업책임자냐"는 원색적 비난도 쏟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방통위는 광고업계의 애로사항을 듣는 자리였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방통위 관계자는 "종편 얘기는 전혀 하지 않았다"며 "오히려 기업들이 중간 광고 허용 등 지상파 방송의 광고규제를 풀어달라는 제의를 더 많이 했다"고 주장했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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