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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오바마, 루스벨트 업고 재선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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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오바마, 루스벨트 업고 재선 노린다

입력
2011.12.07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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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시어도어 루스벨트 대통령(1901~08년 재임)이 새 멘토로 등장했다. 오바마는 6일 101년 전 루스벨트가 경제정의를 위해 국가 개입의 확대를 요구하는 신국가주의 명연설을 한 캔자스주 오사와토미를 찾았다. 이 자리에서 오바마는 "미국이 경제 불평등 확대로 중산층이 붕괴되면서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았다"며 기회의 균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산층이 기반을 상실한 반면 부자들은 더 부유해지고, 비정상적인 정치적 힘까지 쥐게 됐다"며 "교육 과학 사회기간시설 투자를 통해 더 많은 미국인들이 중산층의 꿈을 이루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바마는 "미국이 과거, 특히 20세기 산업화 시대에 경제적 어려움에 처했다"며 1910년 오사와토미에서 루스벨트가 행한 경제연설을 상기시켰다. 당시 루스벨트는 자유시장주의를 강조하면서, 국가가 사회복지제도 구축과 이익집단 규제 등 경제부문에서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오바마는 "연설 이후 루스벨트가 사회주의자, 공산주의자로 비판 받았지만 그가 주장한 원칙 덕분에 미국이 더 부강하고 강력한 국가로 성장했다"고 평가했다.

존 F 케네디,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을 자주 언급하던 오바마가 루스벨트를 역할 모델로 삼은 것은 지금 처한 정치ㆍ경제적 환경이 유사하기 때문이다. 오바마는 화살을 공화당으로 돌려 "(중산층을 위한) 급여세 감면 연장과 부자증세는 정치적 공방거리가 아니다"며 "공화당 대권주자들도 3년전 금융위기와 낮은 일자리, 소득 불평등을 초래한 친부자 정책에서 돌아오라"고 촉구했다. 오바마는 "모든 사람이 공평한 기회와 정당한 몫, 공정한 게임을 할 때 미국은 성공한다"면서 "이것은 민주당이나 공화당, 1%나 99%의 가치가 아니라 미국인 모두의 가치"라고 강조했다.

56분간의 연설에서 오바마는 아메리칸 드림, 기회의 균등을 강조해 무당파 중산층에게 민주당 선택을 압박했다는 분석이다. 백악관은 이날 연설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수개월 동안 장소를 물색하고 연설내용을 준비한 것으로 전해졌다.

개혁성향의 공화당 출신인 루스벨트는 재임 시절 트러스트규제, 노동자보호법 등을 도입하고, 외교에선 일본의 한국 보호를 인정한 가쓰라-태프트 밀약을 일본과 맺는 등 확장주의를 표방했다. 그러나 같은 공화당 출신 후임인 윌리엄 하워드 태프트 대통령이 강경보수 정책을 추진하자 오사와토미 연설을 했으며, 1912년 태프트를 낙선시키기 위해 아예 진보당을 창당해 대선에 출마했다. 민주당 우드로 윌슨이 승리한 당시 대선에서 루스벨트는 태프트를 누르고 2위를 차지했다.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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