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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중국 클럽메드 야불리 스키리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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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중국 클럽메드 야불리 스키리조트

입력
2011.12.07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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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옛날 선구자처럼 만주 설원을 누벼볼까

"야불리?" 야불리 스키리조트 이름을 듣고 웃음이 났다. 거짓말을 뜻하는 은어 '야부리'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야불리(Yabuli)는 '사과밭'이란 뜻을 가진 러시아 말이다. 지금은 중국 영토지만 19세기 헤이룽장성(黑龍江省ㆍ흑룡강성) 땅 대부분이 러시아제국의 지배를 받았다. 그 때 붙여진 이름이 야불리다. 옌볜이나 블라디보스톡보다도 북쪽에 있어 연평균 기온이 1도다. 12월엔 영하 20~30도까지 내려가는 날이 많고 1ㆍ2월엔 영하 40도 이하로 곤두박질친다. 이런 곳에 고급 휴양지 리조트 전문 기업 클럽메드가 상류 계층을 겨낭한 중국 최대의 명품 스키 리조트를 연 지 1년이 됐다. 어떤 곳일까?

우선 한국에서는 경험하기 힘든 극한의 추위를 만나게 된다. 완전 무장을 하고 인천공항을 떠나 야불리에서 130km 떨어진 무단장(牧丹江)공항에 도착하자 바깥 기온이 영하 10도라는 안내 방송이 나온다. 밖으로 나서자 대륙의 칼바람에 정신이 번쩍 든다. 시골 버스터미널을 연상시키는 무단장 공항은 만주국 시대 일제의 관동군 비행단 사령부가 있었던 유서 깊은 비행장이다. 이후에도 줄곧 군용 비행장으로 사용되다 1985년부터 민간에 개방됐다. 출입국 절차를 처리하는 최소한의 인원과 장비만 있을 뿐 별다른 편의시설은 없다. 공항에서 짐을 버스에 옮겨 실은 후 2시간 가량 버스를 타고 이동했다.

수준별 다양한 슬로프 18개

오후 늦게 도착한 탓에 첫날은 저녁식사 후 다음날 스키 강습을 신청하는 것으로 일정을 마무리했다. 스키 강습은 무료다. 하지만 장비 렌탈은 돈을 내야 한다. 특히 스키 장갑 등은 여분이 많지 않기 때문에 미리 준비해 두는 것이 좋다. 스키 강습은 초급과정과 클럽1~5까지 여섯 단계로 나뉘어 있고 스키보드 강습도 3단계로 진행된다. 강사는 주로 영어와 중국어를 번갈아 사용해 설명하지만 한국인 강사도 3명이 있다.

이곳에는 초급자용 2개, 중급자용 11개, 상급자용 5개 등 모두 18개의 슬로프가 있다. 한 무리의 중국인들과 함께 '클럽 1'에 배정돼 초급자 슬로프에서 강습을 받았다. 한국의 여느 스키장 같으면 북적댈 법한 초급자 슬로프가 한산하다. 곤돌라를 타려고 줄을 서 기다릴 필요가 없다. 집중 강습을 받아 제법 자신감이 붙었다면 이제 막 개장한 중급자 슬로프에 도전해도 좋다. 인공 눈 없는 자연 상태의 슬로프는 좁고 가파른 만큼 최고의 스릴을 만끽할 수 있다. 스키 자국 없는 깨끗한 눈밭을 가르다 보면 극한의 추위에 움츠렸던 어깨도 어느새 펴진다.

스키 외 즐길거리도 풍성

스키 마니아가 아니라도 좋다. 야불리에선 스키말고도 즐길거리가 많기 때문이다. 정상에서 슬라이드를 타고 2.4km를 초고속으로 질주하며 내려오는 알파인 슬라이드, 튜브를 타고 미끄러져 내려오는 스노 튜빙, 스노 슈즈를 신고 눈길을 걷는 스노 트레킹, 말이 끌어주는 말썰매 등 눈밭에서 할 수 있는 웬만한 건 다 있다.

서커스에서나 볼 만한 아찔한 공중그네 묘기도 도전해 볼 만하다. 높다란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안전요원의 신호에 따라 그네를 잡고 뛰어내리면 된다. 양 다리를 그네에 걸친 채 거꾸로 매달린 후 반대편 그네를 탄 보조자의 손을 잡고 건너면 성공. 지켜보는 사람들로부터 박수갈채를 받을 수 있다.

어두워지면 또다른 즐거움이

야불리는 밤이 길다. 오후 4시면 하늘이 어둑해지기 시작하고 스키장 곤돌라도 4시 반이면 운행을 멈춘다. 그렇다고 아쉬워할 필요는 없다. 애프터 스키 프로그램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다양한 서비스와 부대시설, 풍부한 먹거리를 즐길 수 있다. 게다가 클럽메드특유의 올 인클루시브(All inclusiveㆍ숙박 요금에 식사ㆍ음료ㆍ시설 이용료 포함) 덕분에 대부분이 무료로 제공된다.

스키 후 피로한 몸을 풀기엔 수영장과 야외 자쿠지가 좋다. 자쿠지에서는 겨울 바람을 맞으며 머리는 차갑고 몸은 따뜻한 반신욕을 즐길 수 있다. 한쪽에는 프랑스 스킨케어 브랜드 록시땅이 운영하는 스파도 있다.

야불리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건 풍부한 먹거리다. 전 세계 요리를 내놓는 뷔페식당 애플가든, 중국 북동부 전통요리를 맛볼 수 있는 무단, 이탈리아 레스토랑 비안코가 그것. 무단과 비안코를 이용하려면 프론트에 미리 예약하면 된다. 로비에 연결된 포레스트 바에선 와인과 칵테일, 위스키를 비롯한 술과 음료, 쿠키와 과일 샐러드 등을 무제한 제공한다.

저녁 9시부터는 클럽메드 직원들이 펼치는 쇼를 볼 수 있으며 클럽 분위기의 '스타바'도 일주일에 한 번 꼴로 운영된다. 귀에 익은 한국 노래를 들으며 칵테일을 마시다 보면 어느새 늦은 밤. 그렇게 하루가 갔다.

글·사진=박철현기자 karam@hk.co.kr

■ 여행수첩/ 중국 클럽메드 야불리 스키리조트

▶가는 길= 국적 항공기가 인천~무단장 공항(대한항공 주 3회), 인천~하얼빈 공항(아시아나항공 주7회)으로 각각 운항한다. 인천에서 무단장까지 비행 시간은 2시간 20분. 야불리 리조트는 하얼빈공항에서 240km(버스로 3~4시간), 무단장공항에서 130km(버스로 2시간) 떨어져 있다. 클럽메드에서 무료 픽업 서비스를 제공한다. 폭설로 길이 막힐 경우 하얼빈과 야불리를 잇는 철도를 이용할 수 있다.

▶야불리 스키 리조트 팁= 스키 시즌은 11월 초~4월 말이다. 슬로프는 18개이고, 천연 활강 코스로는 아시아 최장인 540m 구간을 포함해 총 길이가 30km에 이른다. 최고 고도1374.8m, 평균기온 -10℃,적설기간 170일로 산악 스키에 최적이다. 스키복과 장비 대여, 객실과 로비에 인터넷, 로비와 산정호텔 휴게실은 와이파이존. 세계 표준시로는 한국보다 1시간 빠른 시간대에 속하지만, 중국의 전국 단일시간제에 따라 시차는 한국보다 1시간 늦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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