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판사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대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심의가 시행된 첫날인 7일 이를 비꼬는 비판성 글을 페이스북에 올려 정부의 SNS 규제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방통심의위는 앞서 "SNS 심의를 전담하는 뉴미디어정보심의팀을 신설, 7일부터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에서 문제가 될 만한 글이나 사진을 올릴 경우 자진삭제 권고, 계정 차단 등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혀 표현의 자유 침해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판사들의 발언은 지난달 말 대법원이 일선 판사들에게 SNS의 신중한 사용을 권고한 지 1주일 만에 나온 것이어서 사법부 내에 또 다른 파장이 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서기호(41ㆍ사법연수원 29기) 서울북부지법 판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늘부터 SNS 검열 시작이라죠? 방통위는 나의 트윗을 적극 심의하라. 심의하면 할수록 감동과 훈훈함만 느낄 것이고, 촌철살인에 감탄만 나올 것이다. ㅋㅋ"라는 글을 올렸다.
서 판사는 이어 "앞으로 분식집 쫄면 메뉴도 점차 사라질 듯. 쫄면 시켰다가는 가카의 빅엿까지 먹게 되니. 푸하하"라고 말했다. 인터넷 팟캐스트 방송인 '나는 꼼수다'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비판할 때 쓰는 "쫄면 안 돼. 가카 할아버지는 쪼는 애들에게 빅엿을 안겨주신대"라는 표현을 인용한 것이다.
이정렬(42ㆍ23기) 창원지법 부장판사도 페이스북에 "오늘부터 SNS 검열 시작이죠? 저는 '검열'이가 아니고 '정렬'이거든요. 그러니깐 제 글 검열하지 마시구요. 꼭 제 글을 보시려거든 먼저 친구 신청해 주세요. 친구 수락할지 안 할지 처음으로 고민 좀 해 보고 싶네요"라는 글을 올렸다.
김정우기자 woo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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