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정부가 전세계 성 소수자의 인권보호에 앞장섰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6일 정부관계부처에 대외 외교정책과 원조를 통해 성 소수자의 인권을 보호할 수 있는 정책마련을 지시하고, 성 소수자 박해 국가에 대해 원조 중단 등 압력을 가하겠다고 밝혔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도 스위스 제네바 유엔본부에서 열린 세계 인권의 날(10일) 기념연설에서 "동성애자의 권리와 인간의 권리가 다르지 않다"며 "개인의 성적 취향을 이유로 사람들을 구타하고 살해하는 것은 인권침해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클린턴 장관은 이 자리에서 미 정부가 성 소수자를 위한 시민사회조직 설립 기금 300만달러를 제공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미국의 핵심 우방국인 사우디아라비아, 파키스탄 등이 대표적인 성 소수자 탄압국이어서 논란도 예상된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동성연애자를 사형 또는 태형에 처하도록 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또 남자가 여장을 하거나 여자가 남장을 하는 것도 금지하고 있다. 파키스탄에서도 동성연애자, 성전환자를 범죄자로 분류하고 있다.
보수 진영의 반발도 예상된다. 릭 페리 공화당 대선주자는 "전통적인 미국의 가치에 위배하는 일"이라며 "오바마 대통령은 성 소수자 보호를 위한 전쟁을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뉴욕타임스는 성 소수자 인권에 대해 적극적인 발언이 없었던 오바마 대통령이 이번 선언으로 내년 대선에서 관련 단체들로부터 열렬한 지지를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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