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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대통령은 바빠서 빨리 늙어 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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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대통령은 바빠서 빨리 늙어 죽는다?

입력
2011.12.07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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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통령은 지구상에서 가장 바쁜 일정을 소화하는 70억분의 1이다. 워낙 업무강도가 세고 스트레스가 심한 자리다 보니, 일반인보다 빨리 늙을 수밖에 없다는 게 일반적 인식이다. 미 언론도 퇴임하는 대통령의 사진을 취임 때의 그것과 비교하며 백악관 생활이 얼마나 사람의 피를 말리는지 부각한다.

그러나 역대 미 대통령의 사례를 조사한 연구에서 이런 통념을 뒤집는 결과가 나왔다. 만병의 근원인 스트레스가 수명을 갉아먹을 것이란 예상과 달리, 역대 대통령들은 당대 일반인보다 훨씬 더 긴 수명을 누린 것으로 나타났다.

제이 올샨스키 일리노이대 교수가 7일자 미 의학협회지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자연사로 사망한 전직 대통령 34명의 평균수명은 78.0세로 그들의 가속 기대수명인 67.0세보다 11년 더 살았다. 가속 기대수명은 대통령 업무강도를 고려해, 임기 동안 나이를 두 배로 먹는다는 가정 하에 도출한 기대수명이다. 4년 단임 대통령은 동시대인 평균수명에서 4년을 빼고, 재임 대통령은 8년을 빼는 식이다.

대통령과 일반인의 수명은 특히 18, 19세기에 매우 큰 격차를 보였다. 조지 워싱턴 등 초기 대통령 7명은 평균 79.8세까지 살았는데 이는 당시 미국인 평균수명이 40세 미만이었던 것과 비교할 때 두 배 이상 오래 산 것이다.

의료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한 20세기 중반 이후에도 대통령의 수명은 일반인보다 길어, 최근 사망한 전직 대통령 8명의 평균 수명은 81.6세에 달했다. 동시대 평균수명을 못 채운 대통령은 64세 때 심장마비로 사망한 린든 존슨 밖에 없었다.

올샨스키 교수는 “(대통령까지 오를 수 있었던) 사회경제적 지위가 수명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친 결과”라며 “대통령이 (업무강도 때문에) 일찍 죽는다는 증거는 발견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의 저자인 하워드 프리드먼은 대통령 업무에서 오는 성취감을 장수 이유로 풀이했다. 프리드먼은 “사람들은 오래 살려면 천천히 행동하고 휴식을 취하고 걱정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믿지만 실제론 열심히 일하고 성공한 사람이 오래 산다”고 말했다.

이영창기자 anti09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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