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의 고위급 인사가 경색된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지난 달 비밀리에 접촉했으나 협상이 결렬됐다고 아사히(朝日)신문이 7일 북한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북한은 내년 4월 고 김일성 주석 탄생 100주년 축하행사에 사용할 쌀을 요구하기 위해 한국 정부와 접촉했다. 9월 취임한 한국의 류우익 통일부 장관도 북한에 소규모의 인도적 지원을 추진하는 터여서 북한과의 접촉이 쉽게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북한은 수십만톤의 쌀 지원을 요구했으나 한국은 연평도 포격과 천안함 사건에 대한 사죄와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를 지원 조건으로 내걸었다. 결국 북한이 한국의 요구를 거절하면서 접촉은 성과 없이 끝났다.
신문은 북한 매체가 11월 하순부터 청와대를 불바다로 만들겠다고 두차례 보도하고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이 4일 류 장관이 주장하는 대북정책의 유연성을 철면피적인 궤변이라고 비난한 것도 고위급 협상 결렬에 대한 반발로 보인다고 전했다.
신문은 북한이 최근 중국, 러시아 등에도 쌀 지원을 요청했는데 이는 2012년 강성대국의 문을 열겠다고 국민과 약속했음에도 불구, 눈에 띄는 성과가 나지 않는데 따른 조바심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아사히신문의 보도에 대해 한국 통일부의 박수진 부대변인은 “보도 내용 전체가 사실이 아닌 것으로 안다”며 “불명확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한 것을 정부가 일일이 확인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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