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국내 대학들은 존경보다는 질타의 대상에 가깝습니다. 이것이 '더 나은 공동체, 존경 받는 대학'을 만들기 위한 고민의 시작이었습니다."
경희대가 국내 대학 중 처음으로 운영진, 교수, 교직원, 학생대표 등 4대 구성원들이 모여 각자의 입장을 밝히고 발전된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공동체 '미래협약위원회'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위원회 역할이 등록금, 주거·생활자금 마련을 위한 '공생은행' 설립 등 매우 구체적인 게 눈에 띈다. 특히 재학생과 비정규직 청소노동자 등 약자 보호 위주 정책들도 들어있다.
김종원(53) 경희대 미래협약위원회 사무총장은 실무를 총괄하고 있다. 이 대학 법학도서관장을 맡으며 교직원 대표로 위원회를 꾸리고 있는 그는 6일 "대학이 좋은 정책을 내놓고 사회에 기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최소 4년간 한 식구로 지내는 학부생부터 교수, 직원까지 모두가 소속감을 갖는다면 더 큰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학들이 학생들에게 질 높은 교육서비스를 제공해 이들이 학교이름을 빛내게 하기보단 조금이라도 더 '똑똑한' 학생들을 뽑아 학교 이미지를 높이는 일에 사활을 걸어왔다는데 대한 자성이다.
위원회는 김 사무총장이 3월 이 학교 등록금심의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등록금 문제를 합의처리 하면서 보다 확실한 '소통공동체'의 필요성을 느낀 것이 발단이 됐다. 이후 6월 대학 총장과 교수, 학생, 교직원대표 등 20여명으로 구성된 미래협약추진위가 발족했고, 21일 미래협약 선포식과 함께 첫 발을 떼게 된다.
학교의 4대 구성원이 함께 목표로 하는 공동실천과제 중 으뜸은 '공생은행' 설립이다. 공생은행은 구성원간 기금출자를 통해 운영되는 일종의 교내은행이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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