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민(53ㆍ구속)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이 이국철(49ㆍ구속) SLS그룹 회장의 부탁을 받고 지식경제부 고위공무원에게 로비를 시도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신 전 차관은 그 동안 이 회장에게서 금품을 받은 사실은 일부 인정했지만 대가성은 부인해왔다.
검찰에 따르면 신 전 차관은 2008년 11월 조선업계 구조조정 과정에서 SLS조선의 입장이 반영될 수 있도록 주무부서인 지식경제부 고위공무원과 면담을 주선해달라는 이 회장 청탁을 받고 자리를 마련해 준 것으로 드러났다.
신 전 차관은 또 2009년 10월 SLS조선 및 계열사에 대한 창원지검 수사를 무마해달라는 이 회장의 청탁을 받고 “다른 사람에게 도와달라고 전화했다”고 이 회장에게 알려줬다.
신 전 차관은 이 회장으로부터 SLS그룹에서 2008년 12월2일자로 작성한 ‘한국 조선산업 분석’이라는 문건과 함께 조선업계 구조조정과 관련한 청탁도 받았다. 당시는 조선업 불황에 따른 수익구조 악화로 정부가 구조조정 대상 업체를 선정하고 있었다.
신 전 차관은 이 회장의 조카인 한국정책방송(K-TV) 프리랜서 아나운서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이 개편되거나 하차하는 일이 없도록 해달라는 부탁도 받았다. 2008년 9월 이 회장 조카가 진행하던 프로그램이 주간으로 개편되자 해당 프로그램 담당자가 회당 진행비를 제작비 지급규정상 최대금액인 75만원으로 책정해 결재를 올렸음에도 K-TV 원장은 별도 결재를 통해 사내 최고대우 수준인 140만원까지 올려준 것으로 조사됐다.
강철원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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